당시 종속사 규정 문제있었다면
관계사 전환 고의로 보기어려워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의 고의적 분식회계 혐의를 심의하는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20일 세 번째 관련 회의를 열고 혐의 결정에 대한 사실관계 파악을 마무리한다. 삼성바이오에피스(에피스) 설립 당시의 회계 처리의 적정성이 변수로 떠오르면서 고의보다는 과실 쪽으로 결론이 날 가능성이 크게 점쳐지고 있다.

이날 오전 금융감독원과 삼성바이오, 회계법인 등 관련 당사자가 모두 참석한 가운데 열린 증선위는 사실관계를 다투는 사실상 마지막 회의로, 밤늦게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회의의 초점은 금감원이 제재의 근거로 제시한 2015년 회계기준 변경보다 삼성바이오가 에피스 합작사인 미국 바이오젠과 에피스를 설립한 2012년 회계기준 처리에 맞춰질 전망이다. 금감원은 삼성바이오가 2015년 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바꾼 것을 문제 삼고 있는데 관계회사로 바꾼 게 잘못됐는지 보려면 처음에 종속회사로 규정한 것이 맞는지부터 따져봐야 한다는 게 증선위의 입장이기 때문이다. 삼성바이오는 2012년 에피스 설립 당시부터 바이오젠에 콜옵션(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권리를 줬다.

증선위가 2012년 에피스를 종속회사로 규정한 부분이 잘못됐다고 판단한다면, 금감원이 문제 삼은 2015년 관계사로의 전환은 제대로 수정한 것이 된다. 이 경우 제재 수위는 고의보다는 과실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금감원이 고의로 회계를 위반했다고 본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2015년) 시기와 연결 짓기는 시기가 상당히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반대로 2012년 회계처리가 문제없다고 결론이 나도 2015년 회계기준 변경 자체만으로는 판단이 어려워 ‘고의’로 결정 나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2012~2013년 콜옵션 행사 공시누락의 고의성 등은 인정될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되면 징계는 과징금 부과 등의 수준이다. 상장폐지 대상은 되지 않는다. 다음 증선위는 7월 4일로 예정돼 있지만 최종 결과는 7월 중순쯤 나올 것으로 보인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