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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

무병장수는 인류의 오랜 꿈이다. 장수(長壽)를 뜻하는 ‘물리적 나이’는 시대에 따라 바뀌었다. 조선시대 왕의 평균 수명은 46세였으며, 60세만 넘어도 큰 경사였다. 이 당시 왕보다 영양 섭취가 부실했던 백성들은 평균 수명이 35세에 불과했다. 최근 우리나라 평균 수명이 82세인 것과 비교하면 상전벽해다. 과학기술 발달, 충분한 영양 공급, 위생 수준 향상 등으로 평균 수명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100세를 넘어서도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 것이 특별한 일이 아니게 됐다. 하지만 수명을 늘리려는 인류의 열망은 현재 진행형이다.

세계 최고 정보기술(IT) 기업 구글은 진시황이 불로초를 찾았던 것처럼 2013년 수명 연장을 현실화한다는 ‘인간 500세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난치병 치료, 노화 방지, 생명 연장을 위해 유전자·분자 정보 분석 등 생명공학 연구에 천문학적인 비용을 쏟아붓고 있다. 이들에게 ‘500세’는 실현 불가능한 꿈이 아니라 곧 다가올 가까운 미래다. 바이오의약품은 생명을 연장시키는 열쇠로 전 세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사람 세포를 이용해 만든 유전자 치료제, 줄기세포를 이용한 미니 뇌, 유전자 가위기술을 이용해 새로운 유전자를 삽입하거나 제거하는 기술이 빠르게 개발되고 있다. 또한 의료기기 3D 프린팅과 결합해 개인 맞춤형 심장, 간 등 인공장기를 만들 수 있게 됐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10대 의약품 중 휴미라, 엠브렐 등 6개가 바이오의약품이었으며, 바이오의약품은 2022년 1조1130억 달러로 전 세계 의약품 시장의 3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 제약사와 IT 업체들이 바이오의약품 연구·개발에 집중 투자하는 것은 바이오의약품 세계 시장을 선점하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바이오의약품 연구·개발 기술력에서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췄다. 세계 최초로 줄기세포치료제와 항체바이오시밀러를 제품화했고, 4가 세포배양 독감 백신 개발에도 성공했다. 현재는 항암바이러스를 이용해 간암 치료제 등을 개발하는 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안전하고 우수한 바이오의약품을 연구·개발해 제품화하고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급변하는 생명공학기술을 반영해 유연하고 탄력적인 바이오의약품 허가·심사 체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법적·제도적 기반을 마련 중이다. 국내 기업들을 대상으로 허가 단계별 밀착 맞춤 상담을 진행하고, 해외 규제정보를 제공해 해외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식약처는 오는 26일부터 4일간 ‘2018 글로벌 바이오 콘퍼런스 (GBC 2018)’을 개최한다. 세계 바이오의약품 동향을 공유하고, 우리나라 바이오의약품이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다. 올해는 ‘사람 중심의 바이오 경제’를 주제로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 규제기관 담당자를 포함한 32개국 3000여 명의 바이오 전문가가 함께한다.

식약처는 바이오의약품이 우리 경제가 혁신성장할 수 있는 동력으로서뿐만 아니라 질병을 치료하고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인류 건강과 번영에 가장 큰 기여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으로도 인류 행복이라는 가치로서 바이오의약품이 발전할 수 있도록 산업계·학계 등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