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檢 고위 간부 인사

‘다스 수사팀’ 문찬석 등 중용
윤석열 유임·윤대진 발탁
‘공안통’ 이상호 등은 사퇴
검사장 이상 고위직급은 축소
수사권조정 이어 검찰 힘빼기

문재인 정부의 두 번째 검찰 고위 간부 정기인사는 지난해에 이은 ‘코드인사 지속’과 ‘검사장급 이상 고위 직급 축소’로 요약된다. 특히 지난해 12명에 달했던 검사장 승진자는 올해 9명으로 줄었다. 공안통으로 분류되던 검사들이 퇴진한 반면 특별수사에 능한 검사들이 대거 중용되는 등 정권 성향에 맞춘 승진 인사가 눈에 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검경 수사권 조정을 앞두고, 정부의 검찰 ‘힘 빼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주요 보직 승진자=19일 법무부에 따르면 이번 인사에서 박균택(21기) 법무부 검찰국장이 광주고검 검사장으로 승진했다. 박 국장은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이 검찰국장으로 임명한 바 있다. 박 국장 승진에 따른 새 검찰국장 자리에는 윤대진(25기) 서울중앙지검 1차장이 임명됐다. 세월호 수사팀장이었던 윤 차장은 이번에 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법무·검찰 내 요직에 파격 발탁됐다.

특히 윤 차장은 이번에 유임된 윤석열(23기) 서울중앙지검장과 옛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서 굵직한 사건들을 함께 수사한 바 있어 선배인 윤 지검장이 ‘대윤(大尹)’, 윤 차장이 ‘소윤(小尹)’으로 불리기도 한다. 그밖에 각각 대검 강력부장과 대검 공판송무부장으로 승진한 권순범(25기) 대검 수사정보정책관과 김후곤(25기) 대검 반부패부 선임연구관 등은 문무일 검찰총장을 다시 보좌하게 됐다.

◇특수통 약진, 공안통 퇴진= 특수통의 약진과 공안통의 퇴진도 눈에 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적폐 청산’ 수사가 계속되고 있고 공안 사건 비중도 점차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각각 대검 기획조정부장과 청주지검 검사장으로 승진한 문찬석(24기) 서울동부지검 차장, 여환섭(24기) 수원지검 성남지청장 등이 대표적이다. 문 차장은 인천지검 특수부장, 서울중앙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장, 서울남부지검 2차장을 지냈다. 올해 초에는 ‘다스 수사팀’을 이끌었다. 여 지청장도 대검 중앙수사부 1·2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대검 반부패부 선임연구관 등을 거쳤다. 반면 검찰 내 대표적 공안통으로 분류되는 이상호(22기) 검사장은 인사를 앞두고 자진 사퇴했다.

◇엇갈린 인사=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에 관여했던 검사장급 인사들의 행선지는 엇갈렸다. 이영주(22기) 춘천지검장이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으로 최종원(21기) 서울남부지검장은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옮겼다. 일선 수사를 지휘하는 업무에서 벗어났다는 점에서 사건 초기 수사 부실 논란 등에 대한 문책성 인사라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이 사건을 춘천지검에서 넘겨받은 ‘강원랜드 채용비리 관련 수사단’의 단장을 맡았던 양부남(22기) 광주지검장은 의정부지검장으로 영전했다.

◇고위 직급 승진자 축소= 한편 지난해 12명이었던 검사장 승진자는 올해 9명에 그쳤다. 검찰 내 최고위 간부인 고등검사장 승진자 역시 지난해 5명에서 1명으로 줄었다. 지난해 인사에서 공석으로 유지됐던 대전고검 차장, 대구고검 차장 자리는 올해도 공석으로 남겨뒀다. 지난 정권에서 49개에 달했던 검사장급 이상 고위직은 지난해 인사에서 44개로 줄어든 뒤 최근까지 법무부 탈(脫) 검찰 기류에 따라 42개로 축소된 바 있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