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국민과의 협치만 생각”
秋 “내 재임 기간 중엔 0%”

‘6·13 지방선거’ 이후 가능성이 제기되던 연정 등 국정 운영 방식의 변화에 대해 청와대와 여당이 거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국회나 야당에 대해서도 불신을 드러냄으로써 야당과의 ‘협치’에도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향후 국정운영에서 ‘겸허한 자세’를 강조했으나 오히려 과거 정부의 독선을 답습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19일 “앞으로 국정 운영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며 “정부 부처와 여당이 더 역할을 하고 책임감을 가지는 방식을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정적인 입법 환경 조성을 위한 연정, 야당과의 협치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다른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는 국민과의 연정, 협치만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전날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국회와 야당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는 듯한 발언을 했다. 문 대통령은 “국회에서 총리추천제를 주장할 때 제가 이낙연 총리 같은 좋은 분을 과연 총리로 모실 수 있을 것인가라고 말한 적이 있다”며 “우리 정치 문화가 성숙한 문화를 갖추고 있다면 아마도 (총리추천제가) 협치를 잘 할 수 있는 이상적인 제도가 될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지금과 같은 우리 국회 상황에서는 좋은 분을 모시기가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3월 개헌안 발의 당시에도 국회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이유로 4년 연임 대통령제를 권력 구조로 채택하기도 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연정과 관련해 “제가 재임하는 동안에는 (가능성이) 0％”라며 “(범여권 정당과의) 통합은 더 어렵다”고 말해 문 대통령과 비슷한 인식을 나타냈다.

이 같은 청와대와 여당의 인식에 대해 야당과 여당 내의 비판적 목소리를 잘 듣지 않는다는 점에서 과거 정부와 크게 다를 것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국 민정수석이 과거 정부가 주는 교훈으로 내부 분열 및 독선을 경계해야 한다고 했지만, 현 정부도 야당을 국정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으면 똑같이 독선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