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이 발 구른 탓”
로사노 “내 생애 최고 골”

세계 최강 독일을 무너뜨린 이르빙 로사노(PSV 에인트호번)의 골이 터지자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가 흔들렸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5위 멕시코는 18일 오전(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1위이자 강력한 우승후보 독일과의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1차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멕시코는 전반 35분 로사노의 결승골로 이변의 주인공이 됐고 16강 진출의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멕시코의 지진관측 기관인 ‘심사’는 트위터를 통해 “현지시간으로 오전 11시 32분 멕시코시티에 설치된 최소 두 개의 지진 센서에서 인공지진이 감지됐다”며 “멕시코의 골이 터지는 순간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발을 굴러 생긴 인공지진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인공지진이 감지된 시간은 로사노가 결승골을 터트린 순간과 일치한다. 멕시코시티의 인공지진은 칠레에서도 감지됐다. 칠레 지진관측 기관인 ‘시스몰로지아 칠레’는 트위터를 통해 “멕시코가 독일전에서 득점을 올린 시간에 인공지진이 관측됐다”며 “팬들이 득점을 기뻐하면서 인공지진을 연출했다”고 전했다.

멕시코시티는 2100만 명 이상이 거주하고 있는 대도시로, 이날 독일과의 경기를 지켜보기 위해 수천 명의 시민이 중심지인 소칼로 광장에 몰려들었다.

영국 더선은 “로사노의 골이 터진 순간 소칼로 광장에 모인 시민들이 일제히 발을 구르며 소리를 질렀다”며 “소칼로 광장뿐 아니라 멕시코시티 전역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으니 지진이 일어날 법도 하다”고 소개했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지진센터의 존 비데일 박사는 “일반적인 지진이었다면 누구도 느끼지 못할 정도의 미세한 진동이었지만, 멕시코시티 축구팬들이 만들어낸 멋진 인공지진이었다”고 설명했다.

로사노는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에선 대표팀 중 가장 많은 4골을 넣었고 처음 출전한 월드컵 본선에서 강한 인상을 남기며 경기 최우수선수인 맨 오브 더 매치(Man Of The Match)로 선정됐다.

로사노는 “내 생애 최고의 골이었다”며 “멕시코 축구 사상 최고의 골은 아닐 수 있지만, 최고의 골 후보에는 포함될 수 있지 않겠느냐”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