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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피해자 50세 고령” 불기소

“친한 사이… 강압성 없었을 것”

이탈리아 축구협회(FIGC) 전 회장 카를로 타베치오(75)가 성 추문에 휩싸였다. 로마 검찰은 피해자가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불기소 처분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영국 일간 가디언은 라치오 여성 축구 클럽 회장 엘리자베스 코타니가 지난해 11월 24일 타베치오를 성추행 혐의로 고소했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이 입수한 검찰 보고서에 따르면 코타니는 타베치오가 2015년 5월 그의 사무실에서 자신에게 접근해 가슴을 만지고 입을 맞추려 시도했다고 증언했다. 타베치오는 “좋아 보인다. 가슴이 크다” 등의 성희롱 발언도 서슴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코타니는 타베치오의 성추행이 한 차례에 그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코타니는 지난 2016년 8월 타베치오와 지역 축구 챔피언십과 관련된 면담에서 성추행을 증거로 남기기 위해 동영상 카메라를 소지했다. 당시 타베치오는 문을 닫은 뒤 “성관계를 많이 해보았느냐”고 말했다. 코타니를 소파로 밀며 입을 맞추고 몸을 더듬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카메라는 꺼졌지만 소리는 계속 녹음됐다. 타베치오는 두 사건 모두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검찰은 코타니가 당시 50세였고 타베치오와 자주 만났던 사실을 고려하면 공포심을 느끼거나 복종할 만한 상태에 놓여 있지 않았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코타니는 가디언에 “이탈리아 여성은 때때로 고소하는 것을 두려워하지만 나는 이것이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하고 싶다. 믿든 말든 우리는 우리를 존중해 달라고 말할 필요가 있다”고 토로했다.

타베치오는 지난해 11월 이탈리아의 월드컵 본선행이 좌절되며 FIGC에서 물러났다. 이탈리아는 통산 4차례 월드컵에서 우승했지만 지난해 11월 13일 스웨덴과의 유럽예선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0-0으로 비기며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타베치오는 이번 성 추문 외에 과거 외국 선수를 향해 인종차별의 대명사인 ‘바나나’를 언급해 6개월 자격정지의 중징계를 받기도 했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