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戰雲 드리운 美·中 무역마찰

WSJ “백악관·상무부 등 회의
트럼프 G7 가기전 강행 결정”
백악관, 오늘 명단 발표 예고

習, 베이징서 폼페이오 만나
“양국 협력해야” 신중 입장
맞대응 보복조치 나설지 주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00억 달러(약 54조4000억 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최종 승인한 것으로 알려져 미·중 무역분쟁이 다시 격화되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방중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에게 미·중 무역 문제를 신중히 처리해 갈등을 피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14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복수의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회의 참석을 위해 지난 8일 캐나다로 출국 전 백악관과 상무부, 재무부, 미 무역대표부(USTR) 고위 관료들이 회의를 열어 중국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를 예정대로 진행해야 한다는 데 합의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월 통상법 301조에 따라 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고 5월 말 백악관은 관세 부과를 강행한다고 재확인했다. 당시 백악관은 관세가 부과되는 대상 품목을 오는 15일 발표한다고 예고했다.

로이터통신은 앞서 미국 정부가 공개한 관세 부과 대상 품목은 1300개에 달했으나 공청회 등을 통해 800개 정도로 줄어들었다고 보도했다. 관세 부과는 중국 정부가 중점 육성하고 있는 첨단기술 제품에 집중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관세 부과 시점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앞서 백악관은 15일 관세 부과 세부 목록을 발표한 뒤 ‘곧(shortly)’ 이행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가 단계적으로 적용되며 일부 품목에 대해서는 몇 주일 내 발효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는 이미 예고된 상황이었다. 지난 2~3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3차 미·중 무역협상에서도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 철회 의사를 밝히지 않아 협상이 결렬됐다.

트럼프 대통령도 13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중국과의 무역갈등에 대해 “중국에 맞설 것”이라며 강경 대응 의사를 직접 밝혔다. 그는 중국에 얼마나 강하게 대응할 것이냐는 질문에 “매우 강하게”라며 “우리가 무역을 매우 엄중하게 단속하고 있으므로 중국은 아마 약간 화가 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 강행에 대해 중국은 ‘신중한 처리’를 언급하면서도 맞대응 보복 조치 등에 나설 전망이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시 주석은 1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폼페이오 장관에게 “미·중 협력은 양국과 세계에 이득이 된다”며 “미국 측이 대만 및 무역 마찰 등 민감한 문제를 신중히 잘 처리해 미·중 관계가 큰 방해를 받는 것을 방지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도 “중국은 협력을 선택해왔으며 미국도 그렇게 하길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앞서 중국 정부는 미국이 관세 부과를 강행하면 미·중 무역협상 합의가 무효가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
베이징=김충남 특파원 utopian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