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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도 20개 채운 계정만 300개
지방선거 페이지 방문자 급증
포털 댓글 제한조치 효과 의문

‘드루킹 특검’ 등 각종 악재에도 불구하고 네이버 등 포털 뉴스의 여론 시장 지배력은 흔들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포털이 뉴스와 댓글로 장사하는 기본적인 구조를 버리지 않는다면 여론 조작 사태의 뇌관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11일 네이버 뉴스 댓글 통계 서비스를 제공하는 워드미터에 따르면 지난 7일 하루 동안 네이버 뉴스에 댓글을 단 계정은 모두 9만9405개다. 이날 달린 댓글 수는 약 21만 개다. 전체 이용자 1400만 명 중 0.7%가 댓글을 달면서 여론을 주도했다는 얘기다. 평균적으로 보면 네이버 뉴스 전체 이용자의 약 0.5∼0.9%가 하루 평균 20만∼30만 개 댓글을 작성한다. 하루 전체 댓글 제한 기준 20개를 채우면서 공감·비공감 클릭을 유도하는 계정도 여전히 많다. 댓글이 집중되는 정치와 사회 분야 뉴스에서는 댓글 작성 한도 20개를 꽉 채운 계정이 200∼300개씩 활동 중이다. 안민호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네이버가 공감·비공감 클릭 등 댓글 조작을 조장했던 여러 장치를 포기하지 않은 만큼 반복성 댓글을 제한하는 조치가 효과적일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댓글 수는 줄었으나 네이버 뉴스의 여론 집중 현상은 요지부동이다. 네이버가 5월 15일 개설한 ‘6·13 지방선거 특집’ 페이지를 살펴보면 지난 2014년 지방선거에 비해서도 영향력이 커졌다. 시장조사업체 랭키닷컴에 따르면 5월 27일부터 지난 2일까지 PC 지방선거 특집페이지 방문자 수는 31만3304명이다. 전체 뉴스 방문자 700만1665명 중 4.4%다. 방문자 수도 증가 추세다. 5월 15∼19일, 5월 20∼26일 지방선거 특집페이지 방문자 비중은 각각 2.49%, 3.56%다. 이는 지난 2014년 지방선거 당시 같은 기간 1%대 안팎을 오가던 방문자 수에 비하면 2∼4배가량 늘어난 수치다. 뉴스 정책이 개편돼 이용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네이버 정치 뉴스 집중도 오히려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네이버가 ‘댓글 조작 책임론’에 시달리는 사이 다음 뉴스도 지배력을 넓혔다. 시장조사업체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네이버 뉴스 정책이 개편된 직후인 5월 7일부터 14일까지 다음 뉴스 체류시간은 8억3339만 시간으로 네이버(8억2889만 시간)를 앞섰다. 네이버 뉴스 체류시간은 전년 동기 대비 반 토막 난 반면, 다음 뉴스 체류시간은 1억8269억 시간에서 약 356% 늘어났다. 사용자 충성도를 나타내는 체류시간 측면에서는 다음 뉴스가 네이버보다 많다는 분석이다.

한규섭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각종 악재에도 뉴스와 댓글에서 포털의 지배력은 공고하다”며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 3사가 뉴스와 댓글에서 손 떼는 방향으로 가야 왜곡된 여론 시장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로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권도경·손기은 기자 kw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