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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루킹 특검 앞에 놓인 과제

사라진 증거·검사 구인난…
성과 내기까지 3重苦 넘어야
김경수 휴대전화 아직 미확보

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을 수사할 허익범(58·사법연수원 13기·사진) 특별검사는 팀 구성부터 수사 성과를 내기까지 3중고를 돌파해야 한다. 지방선거를 전후한 공안부 검사 구인난에 경찰의 초기 수사 미진에 따른 사라진 증거 찾기부터가 지난한 과제다. 특히 정권 초기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특검이 성공한 예가 없다는 전례도 ‘드루킹 특검팀’엔 부담이다.

허 특검의 ‘성역없는 수사’ 의지는 강하다. 허 특검은 8일 사무실에서 취재진과 만나 ‘실세 정치인으로 불리는 분이 수사 대상에 포함됐는데, 어떻게 조사할 것이냐’는 질문에 “필요하면 조사하는 것이고, 필요성 여부는 수사를 개시했을 때 밝힐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에게서 임명장을 받은 허 특검의 1차 과제는 13명의 파견검사 선택이다. 특히 선거와 관련한 댓글 여론 조작이란 ‘드루킹 의혹’의 특성상 첨단범죄에 능통한 특수부 공안부 검사들의 합류가 중요하다고 평가된다. 허 특검 역시 임명 직후 “이번 사건 특성이 매크로(자동화 프로그램)를 통한 댓글 작업이라 포렌식(디지털 증거 수집·분석)에 유능한 검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다만 고질적인 검찰 인력난에 지방선거까지 겹쳐 능력 있는 공안부 검사 파견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검팀 구성이 여름에 있을 검찰 정기 인사 시기와 겹쳐 올해 승진 대상 검사들이 특검 파견에 난색을 보일 것이라는 점도 부담이다.

경찰의 초기 수사 미진으로 드루킹(49·본명 김동원) 일당의 모바일·PC 등 디지털 증거 상당 부분이 훼손됐다는 점도 부담이다. 아울러 드루킹 일당의 댓글 여론조작에 관여한 의혹을 받는 김경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의 휴대전화 등 핵심 증거 확보도 안 됐다. 아울러 김 전 의원과 드루킹이 보안성이 뛰어난 메신저프로그램인 ‘텔레그램’과 ‘시그널’ 등을 사용해 통신 자료 조회 역시 쉽지 않을 전망이다. 검찰 출신 변호사는 “혐의 입증은 증거 확보가 생명인데 첫 단추부터 끼우기 어려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가 불가피하다는 점도 부담이다. 드루킹 일당의 댓글 여론조작에 김 전 의원 등 여권 핵심 인사들이 관여했는지가 이번 특검 수사의 핵심이다. 드루킹 일당과 접점이 드러난 여권 인사만 해도 김 전 의원과 백원우 청와대 민정비서관, 송인배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 등 3명이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