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기·김상률 등 포함된 듯
박근혜·김기춘·황우여 제외
공무원 6명 중·경징계 요청

교육부가 지난 2013년 6월부터 박근혜 정부에서 추진돼 논란을 낳은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적폐·국정농단’으로 규정짓고 청와대와 교육부 관계자 등 17명을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6명은 징계를 요구하기로 했다. 초등사회(역사) 교과서는 검정제로 전환하고 ‘역사교육위원회’를 설치해 역사교육 거버넌스를 주관하는 등 역사교육 공론화에 나선다.

교육부는 3월 28일 역사교과서 국정화 진상조사위원회의 진상조사 발표 후 재발방지 대책 권고안을 검토해 이처럼 조치하고 역사과 교육과정 개선 절차에 들어갈 방침이라고 8일 밝혔다.

검찰 수사 의뢰 대상은 청와대 관계자 5명, 교육부 관련자 8명, 민간인 4명이다. 이병기 전 청와대 비서실장,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김관복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실 비서관, 국정교과서 홍보업체 관계자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는 △국정화 찬성 학자에 대한 학술연구 지원 및 반대 학자에 대한 지원배제를 담은 ‘화이트 블랙리스트’ 작성 △홍보 동영상 제작·송출 △인터넷 배너광고 업체 선정 △기타 홍보물 제작 △관변단체 동원 및 유관기관 압력 행사 과정에서의 직권남용, 업무상 배임, 배임, 강요 혐의에 대해 수사를 의뢰했다.

애초 수사 의뢰 대상으로 조사위원회가 권고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 서남수·황우여 전 장관,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제외됐다. 최승복 교육부 역사교과서 국정화 진상조사팀장은 “수사권이 없어 청와대 관계자 등 외부자의 위법행위는 제대로 조사하지 못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말했다. 역사교과서 정상화 추진단 부단장인 박성민 국장과 국정화 비밀 태스크포스(TF) 단장인 오석환 국장에 대해서는 중징계를 요구하고 과장·팀장급 이하와 산하기관 4명에 대해서는 경징계를 요구할 것으로 전해졌다.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역사교과서 국정화 시도 과정에서의 정부 잘못에 막중한 책임을 되새기며 국민께 깊은 사과를 드린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상급자 지시에 따라야 했던 중·하위직 실무자보다는 고위공직자에게 엄정히 책임을 물었다”고 밝혔다.

이민종·김기윤 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