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두손컴퍼니의 박찬재 대표가 지난 5일 경기 남양주시 이패동에 있는 회사 물류센터에서 온라인 판매업체에 배송할 물품을 정리하고 있다. 신창섭 기자 bluesky@

- 물류 대행 사회적기업 ‘두손컴퍼니’

바코딩 도입·IT 인프라 구축
1만5000종 제품 체계적 관리
매출17억·출고량80만건 달해
카카오·해피빈과 독점 계약도

“일자리 1000개까지 만들어
취약계층 자활 의지 도울것”

사회적기업인 두손컴퍼니는 우리 사회의 취약계층에 일자리 미션을 실천하고 있는 물류대행업체다. 보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주로 온라인 셀러들의 제품을 보관 및 관리해 택배회사로 포장·배송해주는 중간물류(풀필먼트) 기업이다. 현재 다루는 제품의 수는 누적 기준 1만5000종에 이르고, 출고량으로 보면 80만 건이나 된다. 지난해에만 17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두손컴퍼니는 2015년 창사 당시 59.4㎡(18평)로 시작해 불과 2년 만에 1880㎡(570평)로 옮길 정도로 급성장했다. 올 초에 25명이었던 직원 수도 최근 32명까지 늘었다.

지난 5일 찾아간 경기 남양주시 이패동에 있는 두손컴퍼니 물류센터에는 다양한 연령대의 직원들이 창고에 가득 쌓인 제품들 속에서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박찬재(31) 대표는 회사가 급성장한 배경으로 ‘차별성’과 ‘확장성’을 꼽았다. 다른 일반 물류대행업체와 다르게 사업 대상을 온라인 업체로 특화시키고, 회사 규모가 커지더라도 서비스의 질이 떨어지지 않도록 WMS라는 물류 전용 솔루션을 구축했다는 것이다. 1만5000종이나 되는 제품을 관리하기가 보통 까다롭지 않을 텐데 이 같은 정보기술(IT) 인프라 덕분에 다양한 제품 관리가 가능해졌다는 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또 바코딩을 도입해 물류센터에 보관 중이거나 배송된 제품의 수량을 고객사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도 이 회사의 강점이다. 카카오, 네이버 해피빈과 배송 협력 독점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던 이유다.

이미지 크게보기 두손컴퍼니 물류센터 직원들이 일하는 모습.

박 대표는 “일감이 많아지면 증가한 이익만큼 자연스럽게 고용이 늘어나도록 회사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며 “장차 일자리를 1000개까지 확대하는 게 개인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그가 일자리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남을 돕는 것을 좋아하셨던 부모님의 영향이 컸다. 2011년 인액터스(Enactus)라는 대학생 동아리에 있을 당시 서울역에서 일시적인 사정으로 거처와 직장을 잃고 헤매는 길거리의 취약계층을 보며 ‘그들에게 어떤 일자리가 필요할까’를 고민하게 됐다.

그 후 헌책방, 휴대전화 수거사업, 가구 업사이클 등 다양한 시도를 하다 2012년 종이 옷걸이 제품을 만드는 업체를 창업했다. 하지만 사업은 오래가지 못했다. 기업체 광고를 넣은 종이 옷걸이를 제작해 무료로 세탁소에 제공했는데, 어떤 달에는 매출이 억 단위로 나오다가 다음 달에는 제로가 되는 등 굴곡이 심했기 때문이다.

사업 전환의 계기는 우연히 찾아왔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성장세에 있던 소셜벤처 ‘마리몬드’에 놀러 갔다가 중소업체들이 물류 문제로 고심하는 것을 목격하고 2015년 물류업에 뛰어들었다. 마리몬드를 비롯해 성수동의 소셜벤처들이 물류 부문을 두손컴퍼니에 맡겼고, 다른 지역의 스타트업(신생기업) 및 중소업체들과 물류 계약을 체결하면서 고객사가 급속도로 늘었다.

크라우드 펀딩을 받아 제품을 만드는 중소업체들의 고민을 해결하자는 차원에서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을 위한 전담 배송 서비스 ‘두윙’을 개발하기도 했다.

박 대표는 두손컴퍼니의 궁극적인 목표는 취약계층을 위해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라고 했다. “일자리가 절실한 우리 사회의 취약계층에 좋은 일자리를 제공해 자활 의지를 갖도록 도와주는 게 사회적기업의 역할”이라면서 “사람을 위해 사업을 하는 사회적기업을 지원하는 활동은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활동 가치에도 부합한다고 본다”고 했다. 지속 가능성이 있는 사회적기업을 지원하면 그만큼 지역 사회를 좋게 만드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얘기다.

박 대표는 개인적으로는 두손컴퍼니를 미국의 ‘아마존’과 같은 ‘한국형 풀필먼트 업체’로 성장시키는 게 꿈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두손컴퍼니가 특히 온라인 거래업체들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보다 정교한 서비스를 완성해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박양수 기자 ysp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