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악관 “협상 2∼5차례 가능”

“어설픈 합의 피한 것… 긍정적”
“협상 잘안돼 미룬 것… 부정적”

CVID서 CVD로 절충 가능성

미국 백악관에서 오는 12일 열릴 미·북 정상회담 이후 추가 정상회담 가능성이 거론되는 것은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 비핵화(CVID)’란 원칙과 그 절차에 대해 미국과 북한의 입장 차가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회담 개최 자체에 목적을 두고 ‘어설픈 합의’를 하는 것보다 첫 회담에서 비핵화에 대한 ‘원칙적 선언’을 한 뒤 북한에 대한 압박을 지속하면서 협상을 진행하는 것이 CVID란 목표를 달성하는 데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7일 전성훈 아산정책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은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처음 만나서 비핵화에 대해 완전한 합의를 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며 “양측의 입장에 아직 상당한 간극이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 전 연구위원은 추가 미·북 정상회담 가능성이 거론되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면 일단 한번 만나보고 추가 협의를 해서 한 번 더 만나보자는 것”이라며 “부정적으로 보면, 이번 회담이 제대로 안 될 것 같으니 일단 회담을 끝내고 미국이 북한에 더 압박을 한 뒤 추가 회담에 ‘나오려면 나오라’고 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올 초 비핵화 대화 국면이 조성되기 시작할 당시 한·미 등이 주장하던 ‘일괄타결’은 이미 어렵게 된 상황에서 미·북 정상회담의 복수 개최는 ‘한 번의 회담을 통한 어설픈 합의’보다는 긍정적인 상황 전개란 전망도 나온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안보전략연구실장은 “이번 회담 결과는 ‘앞으로 비핵화를 위한 협상을 해나가겠다’ 외에는 별다른 내용이 없을 것 같다”며 “지금으로서는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북한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인 방법론’ 등에 대한 협상을 언제까지 진행한 뒤 다시 정상회담을 하겠다는 식의 결론을 내릴 가능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양측의 의견 차이로 인해 북한의 비핵화 목표가 당초 미국이 주장해 온 CVID에서 ‘I’(irreversible·불가역적)가 빠진 CVD로 절충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양측은 이를 포함해 정상회담 합의문에 명시할 북한의 비핵화 의제를 놓고 지난달 27일부터 6일까지 6차례에 걸쳐 20시간 넘게 판문점 실무회담을 벌이고 있다. 만일 양측이 실무회담 끝에 입장을 절충하지 못할 경우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나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같은 고위급 인사가 시급하게 재접촉해 타진을 시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준희·김유진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