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영언론서 참여 당위성 역설
南北美 종전선언 추진에 불만
“中도 사인해야 안전성 보장돼”

최근 6·12 미·북 정상회담에서 남·북·미 주도의 6·25전쟁 종전선언 추진 논의가 나오자 중국 관영 매체가 “중국이 참여하지 않으면 법률적 효력이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또 “중국은 한마디 하지 않아도 바삐 뛰어다니는 한국보다 더 큰 영향력이 있다”며 종전선언을 지원 및 주도하고 있는 한국의 문재인 정부에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5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르바오(人民日報)의 자매지인 환추스바오(環球時報)와 글로벌타임스는 공동 사설에서 최근 중국이 배제된 남·북·미 종전선언 추진 논의에 대한 불만과 함께 중국 참여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신문은 “1953년 정전협정에는 북한과 중국이 한편으로, (다른 편은) 미국이 대표하는 유엔군이 서명했다”며 “중국은 정전협정 서명 당사국이기 때문에 중국이 종전선언에 참여하는 것은 선언의 역사적, 법률적 지위 확보에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영구적인 평화협정을 위해서는 충분한 준비가 필요하고, 중국이 이러한 협정에 사인해야 협정의 안전성을 더 보장해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환추스바오는 “북한은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기를 강력히 희망한다”면서도 “미국과 북한이 첫 회동에서 종전선언에 사인할 것인지 또 어떤 국가가 참여할 것인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또 “남·북·미 3자가 종전을 선언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종전선언이 한반도 정전협정을 완전히 대체하기에는 법률상 엄정함이 부족하고, 불확실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문은 남·북·미 종전선언이 ‘중국 패싱(배제)’을 의미한다는 한국 언론의 분석을 소개하면서 “중국은 한반도 문제에 강력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며 “중국이 한마디 하지 않아도 실질적인 영향력은 이리저리 바삐 뛰어다니는 한국보다 더 크다”고 한국에 대한 불만을 간접적으로 표출했다.

미·북 정상회담의 의미와 전망과 관련해서 환추스바오는 “싱가포르는 한반도 문제를 일괄적으로 해결하는 장소가 아니라 문제 해결 ‘과정’의 시작점으로 더 적합하다”고 덧붙였다.

베이징=김충남 특파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