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청와대 본관에서 한·필리핀 정상회담을 위해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을 기다리고 있다. 뉴시스

외교부, 美·北정상회담 장소
당국자 등 10여명 보낼 방침

靑 “트럼프의 終戰선언 검토
싱가포르서 한다는 건지 몰라
北·美협의 결과 기다리는 중”

청와대는 오는 6월 12일 미·북 정상회담 개최 시간이 공개된 데 대해 “우리 정부는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희망한다”며 “종전선언 등 추가 의제는 북·미 회담의 상황을 지켜보며 북·미, 국제사회와 협의해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아직 미국과 북한 측으로부터 미·북 정상회담 당일 구체적인 시간표나 남·북·미 정상회담 합의 여부에 대해 통보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 3차 미·북 정상회담 가능성까지 언급했는데 2, 3차 회담을 어떤 식으로 할지, 종전선언은 어느 단계에서 배치할지 지금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미·북 간 협의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아직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에서 하는 여러 차례 회담을 2·3차로 칭하고 있는지, 시차를 두고 다른 장소에서 여는 회담을 트럼프 대통령이 생각하고 있는지 아직 확인이 안 됐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종전선언도 싱가포르에서 바로 하는 것을 검토 중인지, 북한의 비핵화 이행 상황을 보면서 시차를 두고 하는 것을 생각하고 있는지 확인이 더 필요하다는 게 청와대의 입장이다.

청와대는 미·북 정상 간의 담판이 잘 이뤄지면 13일 남·북·미 정상회담을 여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청와대는 다만 종전선언 외에 불가침 약속, 평화협정 등은 이르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화협정은 국제법적 효력이 있어 북한의 비핵화 완료 시점에 가능하고, 중국의 참여도 필수라는 것이다. 불가침 약속은 종전선언보다 구속력이 강할 수 있어 초기 단계에 미국이 약속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늦어도 7∼8월 중에는 종전선언이 이뤄지길 기대하고 있다. 종전선언을 전제로 9월에 있을 러시아 극동경제포럼이나 미국 유엔총회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동반 참석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가을에 평양에서 열기로 한 남북정상회담에서 경협을 본격적으로 논의하기 위해서도 종전선언과 대북 경제제재 해제가 그 전에 이뤄지는 게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한편 정부는 미·북 정상회담에 북핵 문제를 담당하는 한반도평화교섭본부와 대변인실 등의 직원 10여 명을 파견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북핵 문제 논의 방향을 중심으로 상세한 미·북 정상회담 진행 상황을 살필 것으로 보인다. 한 외교부 관계자는 당국자는 “남·북·미 정상회담이나 종전선언이 성사돼 문 대통령이 싱가포르를 방문하게 되면 파견단은 매머드급으로 구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채·김유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