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위협…엄벌” 지적

정치인을 대상으로 한 폭행 사건이 불과 한 달 새 3건이나 발생하면서 물리력으로 자기주장을 관철하려는 ‘정치 테러’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선거 과정에서 발생하는 정치인 테러 행위는 민주주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만큼 엄정한 대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권영진 자유한국당 대구시장 후보는 6·13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이었던 31일 지역 유세 도중 한 장애인단체 회원에게 폭행을 당했다. 정치인이 폭행당한 것은 지난 5월에 벌써 세 번째다. 앞서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지난달 5일 ‘더불어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 특검 관철을 위해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서 단식 농성을 하던 중 한 30대 남성으로부터 턱을 가격당한 바 있다. 또 지난달 14일에는 원희룡 무소속 제주지사 후보가 제주시에서 열린 한 토론회에서 김경배 제2 공항 반대대책위원회 부위원장에게 기습적으로 폭행당하기도 했다.

정치인들의 이 같은 수난사는 역대 선거철마다 반복돼왔다. 대표적으로는 지난 2006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한 ‘커터칼 테러’다. 또 노무현 전 대통령도 지난 2002년 16대 대통령 선거 유세 도중 시민으로부터 달걀 세례를 맞은 바 있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정치 혐오 현상이 심화하면서 대중들이 정치 이슈에 침묵하는 경향이 강해졌는데 어느 순간 이런 불만들이 잘못된 방향으로 분출되면서 폭력 등 테러 행위로 이어지고 있다”며 “특히 선거철에는 정치인과 일반인 간 접촉 확률이 높아지는 만큼 테러 위험도가 더욱 높아지는 경향을 보인다”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테러 행위가 잦아지면 공포심으로 인해 정치가 제 기능을 못 할 가능성이 크고 특히 대의민주주의의 요체인 선거 과정에서의 테러는 민주주의 자체를 위협하는 행위인 만큼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