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코웨이 코디로 올해 20년째 활동 중인 신향옥 씨가 29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진심으로 고객을 챙기다 보니 되레 고객들로부터 더 큰 사랑을 받고 있다”며 고객과의 인연 등을 소개하고 있다. 코웨이 제공

- ‘코웨이 렌털 코디 20년’ 신향옥 씨

영업직 일하다 IMF때 실직
46세 주부로 코디 1기 입사

고객과 나눈 이야기 꼭 메모
신뢰 쌓여 17년 거래 손님도

“제품 위생적으로 오래 쓰려면
서비스전문가 주기적 관리를”

“한 우물 파고 빨리 시작해야”
경력단절 여성들에게도 조언

“어르신이 계시면 ‘딸’이 돼 이야기 나누고, 아이들이 있으면 ‘할머니’처럼 대해 주고, 자식 또래 딸이 있으면 ‘친정엄마’의 입장에서 말을 나누다 보니 저절로 편한 관계가 형성되고, 단순히 고객과 코디의 만남이 아닌 그 이상의 인연으로 발전해 온 것 같아요.”

렌털 업계에서, 그것도 한 회사에서만 올해로 20년째 활동하며 ‘코디의 산증인’으로 불리는 코웨이의 코디 신향옥(여·65) 씨는
렌털 업계 자신의 발자취에 대해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던 선물 같은 기회였다”고 밝혔다.

코웨이는 지난 1998년 환경가전 서비스 전문가인 ‘코디’ 개념을 최초로 만들었고, 신 씨는 코디 1기로 입사, 코웨이의 역사와 함께해 왔다. 지금은 코웨이 서울중부총국 장안지국 소속으로 주로 장안동, 답십리동에서 활동하고 있다. 코디는 요즘 선풍적 인기를 끌면서 수요가 늘고 있는 공기청정기, 정수기, 비데 등을 렌털로 사용하는 고객 집에 주기적으로 방문해 필터 교체 및 제품 관리 등의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다.

30일 코웨이에 따르면, 지난 1998년 80여 명으로 시작한 코디는 현재 1만3000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현재 2조5000억 원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코웨이 연 매출은 전국 방방곡곡에 포진한 ‘코웨이 코디’로부터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회사의 핵심 역량이자 경쟁력으로 자리매김했다. 20대부터 60대까지 활동하고 있는 코웨이 코디의 평균 연령은 45.5세, 현재 코웨이 코디는 239기까지 있다.

신 씨는 타 회사 영업판촉사원으로 일하고 있다가 외환위기(IMF) 당시 갑자기 일을 그만두게 됐다. 이후 일자리를 다시 찾았으나 46세 주부라는 타이틀 때문인지 쉽지 않았다. 그러다가 우연히 코웨이 코디 최초 모집 공고를 보고 오히려 주부를 대상으로 한다는 게 신기해서 지원하게 됐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46세에 시작한 ‘코디 인생’이 올해로 20년째를 맞았다.

“고객과 저 간의 친근함과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고객들과 나눈 이야기를 수첩에 꼭 적어놓고 다음번에 방문할 때 ‘그때 그 일은 잘 해결되셨나요?’ 또는 고객 댁의 자녀 이름을 기억한 뒤 ‘OO아, 잘 지냈니’라고 이름을 부르면서 들어가면 고객들이 정말 좋아하십니다. 코디는 어쩌면 오히려 나이가 많은 것이 경쟁력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신 씨는 “진심으로 고객을 챙기다 보니, 고객들로부터 더 큰 사랑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남편이 지병으로 열 달 동안 병원에 입원해 있었는데 한 고객이 기프티콘으로 죽을 선물하며 ‘병간호가 더 힘들다던데 따뜻한 죽 드시고 힘내세요’라는 메시지를 보내주신 적이 있어요.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 주변에서도 많이들 부러워하세요. ‘어떻게 일하면서 그렇게 좋은 사람을 많이 만날 수 있느냐’고요.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다시 한 번 코디로서의 보람을 느낀답니다.”

그는 “지금 제 고객 중에 가장 오래된 분이 17년 됐다”면서 “지속된 인연이 코디에 대한 신뢰로 쌓여서 코디에 대한 인식도 많이 달라지고, ‘코디님을 믿으니까 다른 곳은 알아보지도 않고 코웨이 제품으로 한다’는 말씀도 듣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20년 전이나 현재나 변하지 않는 건 ‘코웨이 코디는 주부들이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일’이라는 점”이라며, “아이들이 엄마가 일하는 모습을 보며 자랑스러워 하는 점이 20년 동안 꾸준히 일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고 돌아봤다. 신 씨는 2명의 아들이 20대일 때 일을 시작했는데 지금은 모두 40대가 됐단다. 아들의 이탈리아 유학도 남편 혼자의 벌이로는 부담스러웠을 텐데 거뜬히 넘길 수 있었고, 자신이 일하는 걸 보고 코디 일을 시작한 고객도 꽤 있다고 한다.

신 씨는 “보통 2~4개월에 한 번씩 고객들 얼굴을 보는 셈이니 솔직히 친척보다 더 자주 만나는 것 같다”며 “두려움이 많은 경력단절 여성분들께 해드리고 싶은 말은 ‘한 우물을 파고, 무조건 빨리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라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이번에 회사로부터 코디 등록 20주년을 맞아 회사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 상을 받았어요. 이만한 영광이 없다고 생각하고 몸이 아프지 않는 한 계속 코디로 활동하고 싶습니다. 앞으로 30주년 때도 상을 받는 게 제 목표예요.”

신 씨는 제품을 오래 쓰기 위한 조언을 부탁받고는 “서비스 전문가한테 주기적인 관리를 받는 게 제품을 위생적으로 오래 사용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알려줬다.

김윤림 기자 bestm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