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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직(李人稙·1862~1916·사진)은 세 가지 얼굴을 하고 있다. 신소설을 창작한 작가이자, 여러 신문에서 맹렬하게 활동한 언론인이며, 동시에 구한말의 외교무대에서 활동한 정치인이다. 호는 국초(菊初). 고조부가 좌의정을 지낸 명문가의 서얼로 태어났다.

1900년 2월 관비 유학생으로 도일해 도쿄정치학교 청강생으로 수학했으며, 유학 중 일본의 민간 신문 ‘미야코신문(都新聞)’사에서 신문 기자 연수를 받았다. 이 시기에 ‘미야코신문’에 일본어 단편 ‘과부의 꿈(寡婦の夢)’ 등을 발표했다.

1904년 2월 러일전쟁 발발 이후 일본 육군성 제1군사령부 소속 통역으로 임명돼 귀국했고, 그해 5월까지 종군했다. 1906년 1월에 창간된 ‘국민신보’의 주필을 맡았으며, 같은 해 6월에는 새롭게 창간된 ‘만세보(萬世報)’의 주필로 자리를 옮겼다. 이 신문을 통해 ‘혈의 누’와 ‘귀의 성’을 발표함으로써 이른바 신소설 작가로서의 명성을 얻게 된다.

1907년 6월에는 ‘만세보’가 경영난으로 폐간되자 이를 인수한 ‘대한신문’의 사장으로 취임했다. 이때부터 이완용(李完用)의 비서역을 맡았다.

일제강점 후 1911년 7월부터 1915년까지 경학원 사성(司成)을 맡아 전국 유림을 관장하는 한편, 선릉 참봉과 중추원 부참의를 역임했다. 1916년 11월 25일 총독부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던 중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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