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채시라·송윤아·황정음, 드라마로 안방극장 복귀

고통·수모 참아내는 엄마역할
전업주부·로코 여주인공으로
“육아·내조 경험살려 애환 표현”

‘엄마’들이 ‘여배우’로 돌아왔다. 채시라·송윤아·황정음 등 한동안 육아와 내조에 전념하던 이들이 이달 연이어 신작을 소개하며 긴 침묵을 깼다.

3년 만에 안방극장으로 복귀하는 채시라는 23일 서울 상암 MBC 사옥에서 열린 주말극 ‘이별이 떠났다’(극본 소재원)의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출사표를 던졌다. 동명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드라마에서 채시라는 꿈을 포기한 채 엄마로 살아가기 위해 숱한 고통과 수모를 참아야 하는 서영희 역을 맡았다.

그는 “여자에 대한 이야기였다. 나도 여성이고 아이 낳고 키웠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편안하게 솔직하게 적나라하게 표현할 수 있어 선택했다”며 “극 중 서영희는 삶의 기쁨도 없이 3년 동안 집에서 갇혀 지냈는데, 임신과 출산을 겪은 분이라면 공감할 먹먹함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2일 처음 방송된 SBS 주말극 ‘시크릿 마더’(극본 황예진)로 2년 만에 활동을 재개한 송윤아는 극 중 대치동을 배경으로 자녀 교육에 열정을 쏟는 열혈 엄마를 연기한다. 의사라는 전문직까지 포기하고 전업주부의 삶을 택한 이 시대 여성의 애환을 스릴러 장르로 푸는 드라마다. 송윤아는 “새로운 소재를 다룬 스릴러 드라마가 나온다는 호기심과 기대감이 생겼다”며 “대본 두 권을 보며 빠져들었다. ‘내가 해야지’라는 생각을 하기 전에 대본을 읽었는데 (뒷이야기가) 계속 궁금해 출연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지난해 초 결혼 후 출산한 황정음 역시 23일 처음 방송된 SBS 수목극 ‘훈남정음’(극본 이재윤)을 2년 만에 복귀작으로 선택했다. 로맨틱코미디 장르에서 남다른 기량을 뽐내던 황정음이 또다시 ‘주종목’을 택해 상대역을 맡은 배우 남궁민과 찰떡궁합을 뽐내고 있다. 황정음은 23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엄마가 된 것이 연기에 영향을 미치냐”는 질문에 “다른 세계를 경험했기 때문에 영향이 있을 수도 있는데 ‘훈남정음’은 로맨틱코미디 장르라 기존 황정음의 모습이 많이 나오는 것 같다”고 답했다.

이들에 앞서 배우 김남주, 한혜진, 한가인 등도 최근 아내이자 엄마로서 짐을 잠시 내려놓고 속속 복귀작을 내놔 호평받았다. 이처럼 연기력 탄탄한 3040 여배우들의 복귀는 안방극장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 김영섭 SBS 드라마본부장은 “과거에는 여배우들이 결혼과 출산 후 이전과 같은 역할을 맡거나 인기를 누리지 못했지만, 결혼 후 직장생활을 하는 여성들이 증가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기혼 여배우들의 활동 역시 늘었다”며 “이미지라는 외피를 넘어 연기력으로 여배우들을 평가하고 인정하는 분위기가 확산됐고, 드라마의 소재와 배역도 다양해져 그들이 맡을 수 있는 역할도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