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2개 언론사 8명 명단 접수
이르면 내일 핵실험장 폐기착수

북한이 23∼25일 중 실시 예정인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를 현장 취재할 남측 기자들의 명단을 23일 오전 접수함에 따라 이날 한국 공동취재단이 북한으로 출발했다. 특히 북한 당국은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를 위한 사전 작업을 사실상 마무리한 것으로 관측돼 비핵화를 위한 첫 번째 실질적 조치가 이번 주 내 현실화할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는 이날 “오늘 판문점 업무개시 통화 시 북측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현장을 방문해 취재할 우리 측 2개 언론사 기자 8명의 명단을 북측에 통보했으며, 북측은 이를 접수했다”며 “북측을 방문할 기자단에 대한 방북 승인 및 수송 지원 등 필요 조치를 조속히 취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정부는 우리 공동취재단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에 참석하게 된 것을 환영한다”며 “이번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를 시작으로 미·북 정상회담과 각급의 대화를 통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가 조속히 실현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 공동취재단은 이날 오후 성남공항에서 정부 수송기 편을 타고 동해 직항로를 이용해 원산으로 이동, 이미 원산에 도착해 있는 미국, 영국, 중국, 러시아 측 취재진과 합류한다. 이후 폐기 행사가 마무리되면 외국 취재진과 함께 중국 베이징(北京)을 통한 경로로 귀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한국 공동취재단은 북한의 명단 접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지난 21일부터 타국 기자들이 집결해 있는 베이징에서 방북 대기를 했지만, 22일까지 북측이 명단 접수를 거부해 23일 새벽 귀국한 바 있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22일(현지시간) “최근 상업 위성의 이미지는 이미 예고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를 위한 추가적인 준비가 진행되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며 “언론인들이 폭발적인 핵실험장 폐기를 안전하게 볼 수 있도록 하는 관측 시설이 거의 완성됐고 개선된 도로가 해당 관측 시설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폐기 행사 준비 작업 마무리와 국제기자단의 현장 집결이 이뤄지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는 이르면 24일 착수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원산에서 풍계리 핵실험장 인근까지 기차·차량 등으로 이동하는 데에 추가로 약 16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박준희·김영주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