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부동산 정책 대조

6·13 지방선거에서 여야 후보들의 주거 및 부동산 공약은 뚜렷한 기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여당은 도시 재생에, 야당은 재개발·재건축에 각각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어느 쪽이든 막대한 예산과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유권자들의 ‘옥석 가리기’ 노력이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은 대규모 개발사업보다는 도시 재생에 초점을 맞춘 주거 및 부동산 공약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가 ‘투기 억제’에 맞춰져 있는 것과 궤를 같이한다.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는 이명박·오세훈 등 보수정당의 역대 시장들이 추진했던 뉴타운사업의 출구 전략을 본격화하면서 기존 노후 주택의 개·보수 및 골목길 재생, 낙후된 산업공간 리모델링 등에 초점을 맞춘 소규모 사업을 주요 정책으로 내세우고 있다. 또 오거돈 부산시장 후보도 도시재생특별위원회를 출범하고 서민 주거 안정과 실수요자 보호를 중심으로 한 부동산 정책을 발표했다.

반면 자유한국당 후보들은 핵심 부동산 정책으로 ‘재건축 시장 활성화’를 내걸고 표심 잡기에 주력하고 있다. 김문수 서울시장 후보는 최근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 관련 법률을 폐지하고 평균 9년 8개월이 걸리는 재개발·재건축 사업 기간을 4년으로 줄이는 내용의 재건축·재개발 활성화 공약을 발표했다. 또 남경필 경기지사 후보도 최근 분당과 일산 등 1기 신도시의 재건축 연한을 현행 30년에서 25년으로 줄이는 것을 골자로 한 부동산 공약을 제시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문재인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에 대한 반발 기류가 적지 않은 만큼 여당 후보와 차별화된 정책을 제시, 유권자들의 지지를 끌어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선거에서는 통상 ‘집값이 너무 올라도 문제, 너무 떨어져도 문제’라는 정치 논리가 작용한다”며 “도시 재생은 장기적으로 효과나 편익을 발생시키지 못한다는 단점이, 재개발·재건축은 집값 급등이라는 단점이 각각 있는 만큼 꼼꼼한 수요 예측을 통한 맞춤형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