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오존주의보 벌써 28회
무더위 예보… 더 빈번할 듯
“장시간 노출땐 호흡기 손상”

‘봄의 불청객’ 미세먼지가 해소되기가 무섭게 또 다른 대기오염물질인 ‘여름의 불청객’ 오존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매년 농도와 횟수가 빠르게 증가하는 가운데 올해는 고농도 오존 현상이 가장 빈번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오존으로 인한 조기사망자 수는 미세먼지와 견줘 적지만, 장시간 노출되면 호흡기 손상을 일으키는 등 건강을 크게 해칠 우려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오존은 미세먼지와 달리 마스크로 예방할 수 없어 최대한 접촉을 피하는 게 건강을 지키는 유일한 방법이다.

14일 한국환경공단의 ‘에어코리아’ 자료에 따르면, 올해 전국 오존 주의보 발령(1시간 평균 농도가 0.12PPM 이상일 때) 횟수는 28회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 18회, 2016년 0회였던 것과 비교하면 매우 빠른 증가세다. 지난해 4월 30일에 발령됐던 오존 주의보도 올해는 4월 19일에 발령돼 11일이나 앞당겨졌다. 오존 주의보가 발령되면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 이용, 노약자·호흡기 환자의 외출 자제 등이 권고되지만, 오존은 ‘가스 형태’라 마스크를 써도 차단할 방법이 없다.

과거 우리나라는 오존 청정국이었다. 1995년 서울에서만 단 2회 오존 주의보가 발령됐다. 1997년 이후 서울·경기·인천으로, 이어 전국으로 빠르게 확대됐다. 발령 횟수도 증가하고 있다. 2012년 66회에서 2016년 247회, 지난해에는 276회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평균 오존 농도도 2016년 0.029PPM으로 최고 농도를 보였다.

지상 20∼25㎞ 상공에 있는 오존층은 태양의 자외선을 흡수해 지상의 생명체를 보호하지만, 지표면에서 자동차와 산업시설 등을 통해 배출되는 질소산화물(NOx)과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이 햇빛에 반응해 생성되는 ‘도시 오존’은 폐기종·기관지염·천식과 같은 호흡기 질환을 유발한다. 올해 여름은 평년보다 기온이 높고, 강수량이 비슷하거나 적을 것으로 예보돼 오존 농도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더 높을 전망이다.

장임석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예보센터장은 “오존 농도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라며 “오존은 눈에 보이지 않아 미세먼지보다 경각심이 높지 않지만, 호흡기 손상을 일으키는 등 건강을 크게 해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미국 UC버클리대 연구팀은 “오존 농도가 0.01PPM 증가할 때마다 호흡기질환 사망 위험이 약 2.9%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해완 기자 paras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