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의 주범 김동원(필명 드루킹) 씨가 일본 오사카 총영사로 추천한 도모(가운데) 변호사와 청와대 행정관으로 추천한 윤모(마스크 쓴 이) 변호사가 3일 오전 참고인 조사를 받기 위해 종로구 내자동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로 출두하면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신창섭 기자 bluesky@

김경수 의원이 靑에 인사추천
둘 다 변호사로 경공모 회원
警 “증거인멸 혐의땐 영장 고려”

사실상 해체됐다던 ‘경공모’
이재명 비판 글 등 여전히 활동

‘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의 주범 김동원(49·필명 드루킹) 씨가 친노무현·친문재인계 핵심인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인사청탁을 했던 당사자이자 드루킹이 운영하는 인터넷 카페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의 핵심 멤버인 도모(61) 변호사와 윤모(46) 변호사가 3일 경찰에 나란히 출석했다.

참고인 신분으로 경찰 소환조사에 응한 두 사람은 이날 예정보다 30분 빠른 오전 9시 30분쯤 종로구 내자동 서울지방경찰청에 도착했다. 도 씨는 ‘혐의를 인정하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무슨 혐의를 인정하냐”며 반발한 뒤 ‘드루킹이 김경수 의원에게 인사 추천한 사실을 알고 있었냐’ ‘댓글 조작 사실을 알고 있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굳은 표정으로 건물 안으로 사라졌다. 흰색 마스크까지 착용한 채 등장한 윤 변호사도 ‘드루킹 변호인을 사임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고개를 숙인 채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드루킹은 김 의원에게 도 변호사를 일본 오사카 총영사로, 윤 변호사를 청와대 행정관으로 각각 인사 청탁했다. 김 의원은 드루킹의 부탁을 받고 청와대에 두 사람을 추천한 사실을 인정한 바 있다. 그러나 두 사람에 대한 인사청탁이 청와대에서 무산되자 드루킹은 김 의원에게 협박성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경찰은 도 변호사와 윤 변호사를 상대로 드루킹이 인사청탁 전 이들과 상의한 사실이 있는지, 실제 인사청탁이 이뤄진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인사청탁의 대가가 있었는지 등을 집중 추궁하고 있다.

특히 도 변호사는 드루킹의 핵심 법률참모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고, 일명 ‘드루킹 댓글팀’ 운영 및 증거인멸 등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이들이 참고인 신분이지만 증거인멸 등의 혐의가 드러날 경우 구속영장 신청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 변호사는 경공모에서 필명 ‘아보카’로 활동하는 고위 등급 회원이며, 윤 변호사도 ‘삶의 축제’라는 필명으로 경공모에서 활동해 온 핵심 회원이다.

한편 드루킹이 이끌었던 경공모가 드루킹 구속 이후 사실상 해체됐다고 알려졌지만 SNS상에선 여전히 ‘드루킹 세력’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문화일보 취재 결과 평소 드루킹이 ‘적’으로 여겼던 이재명 민주당 경기지사 후보(전 성남시장)를 비판하는 글이 다수 게재돼 있다.

김다영·손우성 기자 dayoung8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