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한 비핵화’ 진의 파악뒤
평화협정 中역할 논의할 듯

美北회담前 習방북 가능성도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전격 방북하기로 하는 등 중국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왕 국무위원이 이번 방북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날 것으로 보여 회담 내용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30일 왕이 국무위원이 내달 2일부터 3일까지 북한을 방문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루 대변인은 “리용호 북한 외무상의 초청으로 왕이 국무위원이 방북하게 된다”고 말했다. 왕 국무위원의 이번 방북은 북한의 초청에 응답하는 형식이지만, 다양한 의도를 내포하고 있는 방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왕 국무위원은 먼저 남북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밝힌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정확한 의도 파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또 판문점 선언에서 밝힌 ‘남·북·미 또는 남·북·미·중에 의한 평화협정 체결’이 나오게 된 과정과 의도, 향후 평화체제 구축 과정에서의 중국 역할 등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중국은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김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비핵화 등의 의제에 대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파악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왕 국무위원의 방북 결과에 따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미·북 회담 전에 평양으로 날아가 김 위원장과 전격적으로 회동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근 일본 언론에서는 미·북 정상회담 전 시 주석의 방북 답방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중국 언론도 미·북 정상회담의 주도권을 미국이 모두 쥐려고 해서는 안 된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향후 한반도 대화 국면을 좌지우지하는 상황을 경계했다. 중국 관영 언론인 환추스바오(環球時報)와 글로벌타임스는 30일 공동 사설을 통해 “남북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특사 역할을 했다”며 “남북정상회담의 성과를 미국이 적극 지지해줘야 한다”고 밝혔다.

베이징=김충남 특파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