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낙관 경계… 北에 국민 세금 줄 수 없어”

시민·시민단체 등 표정 네티즌
“김정은 귀엽다” 반응도

27일 열린 남북정상회담을 놓고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구축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는 반면, 낙관적인 희망을 경계해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동시에 나왔다. 보수단체들은 정상회담이 한반도 평화 분위기 형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평가하면서도 비핵화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갈 길이 멀다고 진단했다. 이옥남 바른사회시민회의 정치실장은 “북한이 핵실험장을 폐쇄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를 중단하겠다고 밝힌 것은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정상회담에서 보여주는 북한의 진정성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진보단체들은 정상회담이 남북 평화를 위해 한 걸음 나아간 것이라는 평가와 함께 성공적인 정상회담 개최를 기원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흥사단 서울지부는 성명을 통해 “정상회담에서 종전선언을 시작으로 남북한 경제협력, 학술연구, 청소년 교류 등 다양한 남북교류협력이 점진적으로 가시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경기 파주시 임진각에서 만난 시민들의 반응도 엇갈렸다. 부산민중연대는 대형 스크린을 설치하고 오전 7시 50분쯤부터 시민 100여 명과 함께 남북정상회담 환영 행사를 열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화면에 나타나자 모인 시민들이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임진각에서 밤을 지새웠다는 주낙호(57) 씨는 “남북정상회담을 환영하기 위해 아내와 함께 전날 광주에서 올라왔다”고 말했다. 동시에 임진각 곳곳에는 ‘4·27 문·김 판문점 회담 평화위장 사기극’ 등과 같은 현수막과 함께 정상회담을 반대하며 태극기를 든 시민도 찾아볼 수 있었다. 군복 차림의 정용만(74) 씨는 “핵 포기를 조건으로 국민의 세금을 북한에 줄 수는 없다”고 말했다.

비무장지대(DMZ) 내에 있는 대성동 마을과 민통선 지역인 파주 통일촌·해마루촌 마을, 연천 중면 횡산리 등 접경지역 주민들은 환영 분위기였다. 대성동마을 김동구 이장은 “마을 주민 50여 명이 나와서 문재인 대통령을 환영했는데 문 대통령이 판문점으로 이동하던 도중에 차에서 내려 주민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정답게 인사했다”고 말했다.

인터넷상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멋있다” “귀엽다” “말하는 게 진정성이 느껴진다”는 반응이 많이 올라왔다.

윤명진·조재연·오명근 기자 jiniey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