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김정은-폼페이오 회동사진 공개 김정은(오른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악수를 하고 있다. 미 백악관은 26일 폼페이오 당시 장관 지명자가 지난 3월 31일∼4월 1일 북한을 방문했을 때 찍은 사진을 공개하면서 구체적인 촬영 날짜와 세부 장소는 언급하지 않았다. AP 연합뉴스

‘완전한 비핵화’ 강조하는 美

제3 장소서 우라늄농축 의심
北의 은닉核시설 사찰 여부
美·北정상회담 최대 변수로

“회담일 3~4개, 장소 5곳 고려”
“아예 안 열릴 수 있다” 압박도
NYT “장소는 싱가포르 유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 북핵 협상에서 영변 핵시설 외에도 북한이 신고하지 않은 핵 개발 관련 은닉 시설에 대해서도 사찰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북한의 핵시설 사찰이 핵심이라는 것이다. 지난 2008년 6자회담이 핵시설에 대한 검증 문제로 결렬됐다는 과거 사례에서 볼 때 핵시설 신고 및 사찰은 미·북 정상회담에서 가장 까다로운 쟁점이자 회담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변수로 급부상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과의 협상을 통해 영변 핵시설 외에 ‘다른 시설들(different sites)’을 폐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는 오는 6월 초 미·북 정상회담의 목표인 ‘완전한 비핵화’가 핵·미사일 실험 중지 및 영변 핵시설 폐쇄 외에도 다른 핵·미사일 시설 사찰을 포함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최대의 압박’ 작전을 높게 평가하면서 미·북 정상회담에서 “나는 정중하게 빨리 회담장을 걸어 나올 수도 있고, 회담은 아예 열리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도 되풀이했다. 북한이 지난 21일 조선노동당 중앙위 제7기 3차 전원회의에서 발표한 핵실험·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중단만으로는 완전한 비핵화 의지가 있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북한이 1974년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가입하면서 신고한 시설은 플루토늄 개발에 관여된 영변의 5㎿ 원자로 등이다.

하지만 북한은 영변의 2개 시설을 신고하지 않았는데, 당시 IAEA는 이 2개 시설이 핵무기 제조가 가능한 플루토늄 재처리 시설로 간주한 바 있다. 여기에 북한이 2008년 6자회담 결렬 이후 개발하기 시작한 우라늄농축 시설도 미국은 미·북 정상회담에서 검증을 강력하게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알려진 북한의 우라늄 농축 시설은 2010년 시그프리드 헤커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 선임연구원이 목격한 영변의 원심분리기 2000여 대지만, 한·미는 북한이 다른 곳에도 우라늄농축 시설을 은닉했을 것이라고 강하게 의심하고 있는 상태다. 또 미사일과 관련해서 동해·서해 발사장과 미사일 제조 공장 등도 사찰 대상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미·북 정상회담의 무산 가능성을 거론하면서도 기대감도 드러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초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면담을 언급하면서 “매우 훌륭한 만남이었으며, 인사 차원을 넘어선 대화였다”고 말했다.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도 이날 상원 청문회에서 “최대 압박 캠페인이 결실을 맺고 있는 것으로 보며, 북한과의 협상이 결실이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6월 초 예상되는 미·북 정상회담과 관련해 “3∼4개 날짜와 5개 장소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회담 개최 일자와 장소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스위스·스웨덴·싱가포르·몽골·괌 등이 언급되고 있다. 26일 뉴욕타임스는 “싱가포르가 유력하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북한 평양이 완전히 배제되지 않았다는 설도 나오고 있다.

워싱턴=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