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南北회담 결과 美와 공유
中, 美에 이견땐 또다시‘난항’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되면서 한반도 비핵화와 동북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일련의 정상 외교가 본격화된다. 이번 회담 결과를 공유하기 위한 한·미 정상회담에 이어 미·북 정상회담이 최초로 개최되고 평양에서는 북·중 정상회담이 잇따르는 등 동북아에서 벌어지는 비핵화 정상외교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이날 남북 정상회담이 마무리되면 곧이어 오는 5월 8~9일쯤 일본 도쿄(東京)에서는 문 대통령과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등이 참석하는 한·중·일 3국 정상회의가 열릴 전망이다. 이번 3국 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들은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바탕으로 한반도 비핵화에 관한 협력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5월 중에는 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이 열릴 예정이다. 청와대 측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이 5월 중순쯤에 열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남북 정상회담 결과를 공유하고, 이를 토대로 한반도 비핵화 로드맵을 구체화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미·북 정상회담은 한반도 비핵화 외교전의 하이라이트다. 특히 회담을 앞두고 트럼프 행정부는 연일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라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고, 김 위원장은 입장 표명을 자제하고 있지만 ‘단계적·동시적’ 비핵화 절차와 체제 유지를 위한 보상 요구를 간헐적으로 내비치며 서로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미·북 정상회담의 결과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김 위원장의 북·중 정상회담의 향방에도 영향을 미친다. 중국 측은 북한이 조건 없이 미국의 비핵화 요구를 수용할 경우에 대해 우려를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이유로 중국이 이견을 제기하면 한반도 비핵화는 또다시 난항을 겪을 수도 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