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정상회담 주역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오전 판문점에서 공식 수행원들과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준비하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문 대통령부터 시계 반대 방향으로 김 위원장,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위원회 상임위원장, 김영철 당 중앙위 부위원장, 리수용 당 중앙위 부위원장, 최휘 당 중앙위 부위원장,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 박영식 인민무력상, 리명수 총참모장, 리용호 외무상,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 송영무 국방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정경두 합참의장, 조명균 통일부 장관, 주영훈 경호처장,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서훈 국가정보원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한국공동사진기자단

- 남측 영접 인사들

임종석 실장 등 7명 공식 수행
任실장, 회담 후에도 논의 총괄
정의용·강경화, 외교 라인 구축
서훈, 물밑 접촉으로 이견 조율
조명균, 이산가족 상봉 등 주도
송영무·정경두, 군사 긴장 완화

27일 오전 2018 남북정상회담의 공식 환영식이 열린 판문점 남측 광장, 문재인 대통령은 남측 공식 수행단과 함께 군사분계선(MDL)을 넘어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북측 공식수행단을 정식으로 영접했다.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을 비롯해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서훈 국가정보원장, 조명균 통일부 장관, 송영무 국방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정경두 합참의장 등 7명이 김 위원장과 차례로 악수했다. 공식수행단 외에 주영훈 경호처장,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도 나와 인사를 나눴다.

남측 공식 수행단에는 남북관계·국방·외교를 책임지는 최고위 당국자가 모두 포함됐다. 이들은 △한반도 비핵화 △평화 정착 △남북관계 발전 등 이번 회담 3대 의제와 관련한 양 정상의 합의를 바탕으로 후속 논의와 실행을 담당하게 된다.

이번 정상회담 성사의 최고 주역으로 손꼽히는 정 실장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함께 리수용 당 중앙위 부위원장(국제부장), 리용호 외무상 간 외교 라인을 구축할 것으로 관측된다. 정 실장은 대북특사단장으로 평양을 방문해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확인하고 돌아왔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접견해 미·북 정상회담 성사에도 일조했다. 이번 달 들어서만 두 차례 방미해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과 긴밀한 관계를 구축하면서 남북정상회담과 미·북 정상회담을 잇는 가교 역할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 원장은 이번 남북 대화 국면에서 여러 차례 대면한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통일전선부장)과 물밑 접촉을 통해 양국 이견을 조율하는 역할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서 원장은 국정원에서 28년간 일한 대북 전문가로 2000·2007년 남북정상회담에서도 실무 협상에 관여했다. 서 원장은 평창동계올림픽과 특별사절단 방북을 통해 김 부위원장은 물론 김 위원장,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 등 핵심 인사들을 만났다. 국정원-통전부-미국 중앙정보국(CIA)을 잇는 3각 정보 라인을 구축해 미·북 정상회담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장관은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등과 공식 채널을 통해 이산가족 상봉 등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교류 활동을 주도할 전망이다. 지난 1월 9일과 3월 29일 남북고위급회담 남측 수석 대표였던 조 장관은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단독회담에도 배석한 바 있는 대북 정책통이다.

송 장관과 정 합참의장은 박영식 북한 인민무력상과 리명수 북한군 총참모장과 함께 남북 간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한 조치를 이행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정상회담 이후 실질적 논의를 위한 남북 군사당국 간 회담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남북정상회담준비위원장인 임 비서실장은 이 같은 남북정상회담 이후 논의를 총괄하고 조정하는 총책임자 역할을 수행할 전망이다.


- 북측 수행 인사들

김여정, 지근 거리서 밀착 수행
김영철, 물밑 대화 카운터파트
외교 담당 리수용·리용호 눈길
헌법상 국가 수반 김영남 동행
軍 박영식·리명수 포함돼 주목
리선권·최휘, 교류 활성화 기대

2018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수행한 9명의 인사 중에는 역시 김영철 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의 역할이 돋보였다. 당초 예정 시간보다 15분 정도 일찍 시작된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의 오른쪽에 김 통전부장이, 왼쪽에 김 부부장이 자리했다.

김 통전부장은 1980년대 후반부터 대남 라인으로 활동했다. 2010년 천안함 폭침 당시 정찰총국장을 맡아 사건 주범으로 지목됐다. 평창동계올림픽 폐막식에 참석했고,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사단 면담·만찬, 김 위원장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첫 정상회담에 배석하는 등 북한 대외 전략의 핵심 인물로 등장하고 있다. 이번 남북, 미·북 정상회담 국면에서 서훈 국정원장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카운터파트를 이루고 있다. 김여정 부부장은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김 위원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비서 역할을 하고 있다.

리수용 노동당 국제담당 부위원장과 리용호 외무상도 주목되는 인사들이다. 지금까지 남북 대화에는 통일전선부나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등 대남 기구가 주축이 됐고, 국가 대 국가가 아닌 특수 관계라는 점 때문에 외교관은 참여하지 않았다. 앞서 1·2차 정상회담에서도 외교관은 등장하지 않았다. 이번에는 북한 외교 인사 중 투톱인 리 부위원장과 리 외무상이 김 위원장을 수행했다. 이는 남북정상회담에서 처음으로 비핵화 문제가 의제로 다뤄지는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두 인사의 수행으로 정상회담 공동 선언문에 비핵화 관련 내용이 명문화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이날 김 위원장을 수행하는 인물의 면면을 살펴보면, 우선 리 부위원장은 외교 전반을 총괄하는 중책을 맡고 있다. 김 위원장이 김여정 부부장과 스위스 유학을 하던 시절에 스위스 대사로 집사 역할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 쌓은 두터운 신뢰로 김 위원장에게 속내를 이야기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인사 중 하나다. 리용호 외무상은 북한의 대표적 미국통이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1956년 당 중앙위 국제부 과장으로 등장한 뒤 1972년 당 중앙위원회 국제부장을 거쳐 1998년 북한 헌법상 국가수반인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에 올랐다.

박영식 인민무력상과 리명수 인민군 총참모장이 수행단에 포함된 것도 주목된다. 북한 내 권력 서열 자체는 낮지만, 비무장지대(DMZ)의 실질적 비무장화 등 남북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한 실무 작업을 담당할 수 있는 인사다.

최휘 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국가체육지도위원장의 수행단 포함으로 남북 간 체육·문화 교류 활성화 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다.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은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짝을 이뤄 지난 1월 9일 남북 고위급 회담을 진행한 인물이다. 김여정 부부장과 함께 북측 고위급 대표단으로 평창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했다.

유민환·김유진 기자 yoogiza@,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