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제재 위반” 법무부가 나서

미국이 세계 최대의 통신장비업체이자 애플·삼성에 이어 3위 스마트폰 업체인 중국 화웨이에 대해 이란 제재 법 위반 혐의로 조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중국의 또 다른 통신장비업체 ZTE(중싱)에 대해 이란 제재 위반 혐의로 7년간 거래 정지 등의 제재를 한 데 이어 화웨이마저 겨냥하면서 최근 미·중 갈등이 다시 확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6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미국 법무부는 중국 화웨이테크놀로지스가 미국의 이란 제재 관련 법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법무부의 화웨이 조사가 얼마나 진전됐는지, 구체적으로 어떤 혐의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WSJ는 전했다.

화웨이는 과거에도 미 상무부와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의 조사를 받은 적이 있지만 이번 법무부 조사는 매우 심각한 위반 행위를 시사한다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특히 상무부 등의 조사에 따른 위반 행위는 벌금 등에 그치지만 법무부의 조사는 기업 감시 및 형사상 벌금, 불법 활동과 관련된 직원들에 대한 기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화웨이의 미국 법인 관계자는 SCMP에 “화웨이는 미국은 물론, 유엔과 유럽연합(EU)의 수출 통제 및 제재 관련 법률을 준수해왔다”고 반박했다. 이번 미국 법무부의 조사는 미국 내에서 지속해서 제기돼 온 중국 정부의 영향력 하에 있는 정보기술(IT) 업체들의 해킹 또는 스파이 행위에 대한 견제용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특히 화웨이가 불법 기술 이전 등을 통해 미래 이동통신기술 개발에서 미국의 주도권에 대한 위협이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베이징=김충남 특파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