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美진정성도 문제”… 日 “北에 더 요구해야”

中언론 “美, 군사위협 멈춰야”

日외무장관은 “北核위협 심각
포괄적核실험금지 서명 받자”

북한의 핵 시험 중단 선언 이후 중국 내에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완화와 함께 군사 옵션 포기 등 미국에 전향적인 정책 전환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북·중 관계 개선에 따라 중국은 북핵 문제 해결에 미국의 태도가 더 중요하다며 미국을 겨냥한 반면 일본은 연일 북한을 압박하고 있는 모양새다.

중국 관영 환추스바오(環球時報)와 글로벌타임스는 25일 공동 사설에서 “미국의 진정성이 한반도 평화의 핵심”이라며 미국이 북한에 대한 군사 위협을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지난 20일 북한의 핵·장거리 미사일 시험 중단과 풍계리 핵시험장 폐기 선언을 거론하며 “미국은 완전한 비핵화가 가장 중요하다며 별로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면서 북한의 진정성을 의심하고 있지만, 미국의 진정성도 문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이어 “풍계리 핵시험장 폐쇄는 중국 동북 지역의 안전 위협이 해소되는 것을 의미하며, 한국에도 의미 있는 조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중국과 한국은 북한 비핵화를 추구하지만 군사적 대결에 따른 희생을 치르며 비핵화하는 것에는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기본적으로 미국의 자세를 문제 삼으면서 한국을 같은 편으로 끌어들이려는 전략을 내비친 셈이다. 신문은 “한반도 동요를 원하지 않는 한·중 양국은 각자의 방식으로 비핵화를 추진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면서 “한반도 문제에 있어 미국이 함부로 못하게 한국, 중국이 압력을 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북한에 대해 “핵 시험 중단 약속을 지키고, 어떤 경우에도 이를 협상 수단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면서도 “미국은 북한과의 대화에서 전제 조건을 달아서는 안 되며 군사 공격으로 북한을 위협하는 것을 멈추고 군사 옵션도 배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일본은 남북 및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핵확산금지조약(NPT) 가입국 등 관련국들과의 협조를 강화하고 있다. 25일 교도(共同)통신에 따르면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은 24일 스위스 제네바 유엔사무국에서 열린 2020년 NPT 평가회의 사전준비회의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은 NPT 체제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며 “북한의 핵·미사일 시험 중단 발표를 환영하지만 우리는 더 많은 것을 북한에 요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고노 외무상은 또 “북한이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에 서명하고 비준할 것을 국제사회가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징=김충남 특파원 utopian21@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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