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에 있는 중국대사관을 찾아 교통사고로 중국인 관광객들이 인명 피해를 본 데 대해 위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4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北관광 중국인 버스 추락·전복
32명 현장 사망… 北주민 4명도

“習주석·유족에 위로 전해달라”
美회담 앞 정상국가 보여주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한 내에서 중국인 32명이 사망하는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하자 중국대사관을 직접 찾아가 위로의 말을 전했다. 이는 앞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모든 필요한 조치를 취하라고 지시한 것에 대한 북한 측 대응으로 보여 최근 양국 관계 개선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23일 오전 평양 주재 중국대사관을 찾아 전날 교통사고로 숨지거나 다친 중국 관광객과 가족들에 대해 유감과 애도의 뜻을 표시했다. 외교부는 “김 위원장이 리진쥔(李進軍) 중국대사에게 시 주석과 중국공산당 및 정부, 피해자와 가족에게 진심 어린 위로를 전달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전했다.

이날 조선중앙통신도 김 위원장의 피해자 병원 방문과 중국대사관 방문 소식을 신속하게 전하고 사진도 공개했다. 최고지도자의 행보가 바로 알려지지 않는 북한 관행으로 볼 때 김 위원장의 이 같은 조문 소식 보도는 상당히 이례적이다. 남북 및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김 위원장이 정상국가 지도자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중국 측에도 사고 수습에 전력을 다하는 성의를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파악된다.

앞서 시 주석은 22일 사고 직후 외교부와 북한 주재 중국대사관에 “즉각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고 북한 유관 당국과 협조해 전력으로 사고 수습 업무를 잘 처리하라”고 지시했다.

이번 사고는 평양에서 60㎞가량 떨어진 황해북도 지역에서 중국인 관광객과 상무 시찰단을 태운 버스 2대가 다리에서 떨어지고 전복해 중국인 32명과 북한 주민 4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현재 정확한 사고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고가 당시 인근 기차역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와 관련이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4월 22일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암살시도설이 나돌았던 지난 2004년 용천역 폭발사고가 발생한 날이기도 하다.

베이징 = 김충남 특파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