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작곡가 김형석(오른쪽 세 번째)이 공연 개막에 앞서 지난 17일 서울시뮤지컬단과 ‘미니 라이브’를 가졌다. 서울시뮤지컬단 제공

‘주크박스 뮤지컬’ 두편 봄무대
내달 김형석곡 모아 ‘브라보…’
6월엔 신중현의 ‘미인’ 선봬

추억의 노래 한 곡은 우리를 금세라도 그때 그 시절로 돌려놓는다. 20대 청춘 친구와 술집에서 불렀던 노래, 첫사랑과 함께 거리를 거닐며 들었던 음악들이 우리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었다. 이런 곡들을 모아 만든 ‘주크박스 뮤지컬’ 두 편이 긴 겨울을 지나 봄에 관객들의 마음을 따스하게 데운다.

5월 작곡가 김형석의 곡들로 꾸린 뮤지컬 ‘브라보 마이 러브’와 6월 기타리스트 신중현의 곡들로 채워진 뮤지컬 ‘미인’이다.

성시경 ‘내게 오는 길’, 박진영 ‘너의 뒤에서’, 임창정 ‘늑대와 함께 춤을’, 신승훈 ‘I Believe’ 등…. 1990∼2000년대 발라드계를 풍미한 작곡가 김형석의 곡들을 듣고 싶다면 5월 4∼2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되는 ‘브라보 마이 러브’를 관람하면 된다. 김형석의 기존 히트곡들로 뮤지컬을 제작하는 것은 처음으로, 그는 곡 선정뿐 아니라 배경음악 등에서 자신의 연주곡을 활용할 수 있도록 조언하는 등 음악 슈퍼바이저 역할까지 했다. 연출은 서울시뮤지컬단의 한진섭 단장이, 음악감독은 박지훈 지도 단원이 맡았다.

이야기는 10세 때 미국으로 입양된 플루티스트 제니 브라운이 월드투어 마지막이자 첫 내한공연을 위해 한국을 찾으면서 시작된다. “딸과 어머니의 재회 과정을 통해 따뜻하고 편안한 김형석 곡 특유의 미학이 잘 드러나는 작품”이라고 서울시뮤지컬단은 설명했다.

뒤이어 6월 15일∼7월 22일에는 한국 록의 대부 신중현의 음악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무대가 찾아온다. 서울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무대에 오르는 ‘미인’은 신중현의 곡들을 뮤지컬로 옮긴 최초의 작품이다. 지난해 데뷔 60주년을 맞은 신중현은 “저의 음악이 뮤지컬로 재탄생하는 걸 보니 옛날 초기의 들뜬 마음을 재현하는 느낌”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작품은 ‘미인’ ‘아름다운 강산’ ‘빗속의 여인’ ‘리듬 속에 그 춤을’ 등 신중현의 대표곡 23곡을 1930년대 청춘들의 이야기에 녹여냈다. 극본을 맡은 이희준 작가는 “록의 저항정신을 담기 위해 1930년대로 선생님의 음악을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당시 경성의 무성영화관 하륜관을 배경으로 각자의 방식으로 시대에 저항하고 부딪쳐온 강호와 강산, 두치, 병연 등 주인공들의 우정과 사랑이 그려진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

이미지 크게보기 올해 데뷔 61주년을 맞은 록의 전설 신중현의 곡들은 현재도 꾸준히 재해석돼 불리고 있다. CJ문화재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