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위 개선방안 발표

가입때 ‘장애’고지 의무 폐지…전동휠체어 상품도 출시
불면증 등 경증 정신질환자도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져

앞으로 장애인이 보험에 가입할 때 보험사에 장애 여부를 알릴 의무가 사라진다. 장애인에 대한 불합리한 보험료 차별도 금지되고 불면증 같은 경증 정신질환자들의 실손보험 가입도 가능해진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23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최종구 금융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장애인 금융 개선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장애인 금융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보험 계약 전에 가입자가 보험사에 알릴 의무 사항에서 장애상태 항목을 삭제토록 할 계획이다. 치료 이력(3개월~5년) 등만 알려주면 된다. 시·청각 맞춤서비스나 세제 혜택이 필요한 경우 희망자가 사후 고지를 하면 된다.

또한 장애인에 대한 보험료 차별이 발생하지 않도록 보험상품 심사기준에 명시토록 할 방침이다. 일반보험에 가입 중인 장애인에 대한 세제 혜택이 확대될 수 있도록 ‘전용보험 전환제도’ 도입도 추진키로 했다.

이날 금융위는 전동휠체어 보험상품도 출시했다고 밝혔다. 전동휠체어나 수동휠체어, 전동스쿠터 등을 운행하다가 발생하는 불의의 사고에 대해 사고 상대방에게 대물·대인 보험을 제공하는 상품이다. 사고당 2000만 원, 연간 1억5000만 원 한도로 보상해주되 손해액의 20%는 보험 가입자가 부담하는 구조다.

금융 당국은 또 수면장애 등 경증 정신질환자를 실손보험으로 보장하는 방안도 올해 중 내놓을 예정이다. 신경정신과에서 수면제 처방을 받았다는 이유로 실손보험 가입이 거절되거나 불면증 진료를 받은 환자가 정신병력을 밝히지 않았다는 이유로 보험금 지급을 거절당하는 등 부작용을 없애자는 취지다.

7월부터는 스스로 신청서 작성·서명을 하기 어려운 시각·지체 장애인을 위해 녹취나 화상통화 기록을 근거로 통장·신용카드를 발급해줄 예정이다. 최 위원장은 “금융권에서도 장애인이 소외라는 벽을 뛰어넘을 수 있도록 해달라”면서 ‘포용적 금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