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운명의 날’ 한국지엠의 노사 협상이 막판 진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23일 인천 부평구 한국지엠 부평공장 정문에 화물운송 차량이 오가고 있다. 김선규 기자 ufokim@

- 한국GM 勞使 잠정안 합의

정부,부평·창원공장 外投 지정
세제혜택 방안 등 검토하는 중
母기업 GM과 지원협상도 주목

‘운명의 날’이었던 23일, 한국지엠 노사가 법정관리(기업 회생절차) 문턱에서 파국을 면했다. 하지만 핵심 쟁점인 군산공장 근로자의 공장 폐쇄 후 고용 문제에 대해서는 노사가 별도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어서 ‘완전한 타결’까지는 진통이 예상된다. 이날 한국지엠은 군산공장 근로자에 대해 전환 배치와 희망 퇴직을 실시하되 무급 휴직을 실시하지 않는 내용의 ‘특별 및 별도 요구안’ 수정안을 노조 측에 제시했다. 수정안에서 희망 퇴직 시행 이후 잔류 인원에 대해서는 희망 퇴직 종료 시점에 노사가 별도 합의하는 내용도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사는 군산공장 근로자 문제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자 별도 협의를 진행키로 하고, 우선 ‘미래발전위원회’를 만들어 경영정상화 계획과 성과를 노조와 논의하는 방안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 캡티바가 단종될 경우 말리부 외에는 생산 물량이 없는 부평2공장의 정상 운영을 위해 미래발전위원회 산하에 ‘부평2공장 특별위원회’를 구성, 물량 확보 방안을 모색하는 내용도 제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창원공장은 내수 및 수출시장용 신차 크로스오버 유틸리티 차량(CUV)의 배정을 확정하고, 이에 따른 일시적 공장 운영 계획 변경과 생산성 향상 목표 이행에서 노사는 상호 협의키로 했다. 다만, 복지 축소 등에 대한 부분은 이날 오전까지도 합의를 이루지 못해 막판까지 잠정 합의를 도출하는 데 걸림돌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지엠 노사의 임금·단체협약이 잠정 합의에 이르면서, 이제 관심은 정부와 한국지엠의 모기업인 제너럴모터스(GM)의 지원 협상에 집중되고 있다. 이와 관련, 정부는 한국지엠에 대한 신속한 지원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관계부처 차관회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미국 출장 중인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오후 귀국 즉시 회의에 참여할 방침이다.

정부는 GM의 한국지엠에 대한 28억 달러(약 3조 원) 규모 신규 투자 가운데,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의 지분율(17.02%)만큼인 5000억 원을 투자하고 한국지엠 부평·창원 공장을 외국인 투자지역으로 지정해 세제 혜택을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지원까지는 GM과의 이견을 좁혀야 한다. 산은 관계자는 “특히 차등감자에 대한 견해차가 크다”고 말했다. 정부는 GM에 한국지엠에 빌려준 27억 달러(약 2조9000억 원) 전액을 출자 전환할 것과 20대1 규모의 차등감자를 요구하고 있다. GM이 출자 전환하면 산은의 지분율이 1% 미만으로 떨어져 15% 이상이 돼야 행사할 수 있는 주주총회 특별의결 사항(청산·인수합병 등)에 대한 거부권을 잃게 되기 때문이다.

방승배 ·황혜진 기자 bsb@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