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경수-드루킹’ 수사 전망

텔레그램 보낸메시지 삭제가능
추가 메시지·기사주소 가능성
드루킹, 金에 비밀대화 115개
한쪽 지우면 상대기록도 삭제
大選때 매크로이용여부 밝혀야

조만간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한 경찰의 소환 조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 주범 김동원(49·필명 드루킹) 씨와 조직적으로 연계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양파껍질 벗겨지듯 갈수록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경찰이 20일까지 공개적으로 밝힌 김 의원과 김 씨 대화 메시지는 빙산의 일각으로, 아직 수사를 통해 드러나지 않은 ‘온·오프 의사소통’이 훨씬 많을 수 있다는 의혹이다. 특히 김 의원과 김 씨가 보안성이 높은 텔레그램과 시그널을 통해 댓글 관련 메시지를 주고받은 사실이 밝혀지면서 ‘비밀 대화’ 의혹은 더욱 증폭될 수밖에 없다. 경찰은 향후 김 의원 소환조사에서 김 씨에게 조직적인 댓글 공작을 지시했는지 등 추가 의혹들을 집중 수사할 방침이다.

서울지방경찰청의 분석은 현재 텔레그램에 남아 있는 메시지에 한정돼 있다. 김 의원이 텔레그램 메시지를 읽고 삭제했을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텔레그램엔 일반 대화와 비밀 대화 두 가지 기능이 있는데 일반 대화의 경우 내가 보낸 메시지를 상대 휴대전화에서 지울 수 있다. 즉, 김 의원이 김 씨에게 기사 주소를 전송한 뒤 지웠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비밀 대화도 의혹을 낳는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가 김 의원에게 지난달 3일부터 20일까지 비밀 대화로 보낸 메시지는 115개이며 여기에 포함된 기사 주소는 3190개에 달한다. 1년으로 치면 3만∼4만 개 되는 방대한 양이다. 비밀 대화는 한쪽이 메시지를 삭제하면 두 사람의 휴대전화에서 모든 메시지가 동시에 지워진다. 김 의원이나 김 씨가 지난달 3일 전 비밀 대화를 지웠을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 씨가 지난해 대선 기간 매크로를 활용했을 가능성도 수사 대상이다. 김 씨는 지난해 4월 자신의 블로그에 ‘지금이야말로 반격의 때다’라는 글을 올리며 ‘댓글 기계’를 언급했다. 김 씨는 “안철수 후보를 밀고 있는 MB(이명박 전 대통령) 세력이 2012년 대선 때처럼 댓글 기계를 쓰고 있으니 우리가 대응해야 한다”며 매크로 프로그램과 유사한 기계를 소개했다.

미온적인 수사로 질타를 받았던 경찰의 수사는 다소 빨라지는 기류다. 경찰은 경기 파주시 파주출판단지에 위치한 느릅나무출판사에서 김 씨를 긴급체포하며 진행한 압수수색에서 휴대전화 외에도 수십여 대의 노트북을 확보, 분석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 appplepi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