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車 지상진입 차단이 원인
주민이 비용 부담하게 될 수도

국토교통부는 18일 경기 남양주 다산신도시 ‘실버 택배’ 예산 지원과 관련, 여론의 거센 비판을 수용해 주민이 비용을 내는 방안을 제안했다.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코너에는 ‘다산신도시 주민이 비용을 충당해야 한다’는 청원에 22만 명 이상이 동참했다.

김정렬 국토부 2차관은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택배사와 다산 주민 간 추가 협의 결과를 반영해 오늘 오후 입장을 정리, 발표할 예정”이라며 “국민의 비판을 수용해 다산신도시 주민에게 실버 택배 이용 여부를 묻고 이용 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지원분(실버 택배비의 3분의 1가량)을 주민이 직접 내도록 하는 방안을 제안해 놓았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이참에 실버 택배 지원 제도 전반에 대한 개선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김 차관은 “세금이 들어가는 실버 택배 지원 수혜 대상을 아파트가 아니라 접근성이 떨어지는 곳에 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며 “이번 다산 사례를 계기로 실버 택배 전반에 대해 보건복지부와 논의, 개선안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앞서 택배업체가 다산신도시 아파트 입구에 물품을 운송해 놓으면 실버 택배 요원이 주택까지 손수레 등을 이용해 다시 배송하는 방식의 ‘중재안’을 제시했다가 ‘왜 국민 세금을 쓰느냐’는 비판을 받았다. 청와대 국민청원 코너에는 “다산신도시 입주민이 택배원 대상으로 갑질을 저질러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은 바 있는데 이 과정에서 실버 택배 기사를 도입하고 관련 비용을 복지부와 지자체에서 지원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처사다” “실버 택배 비용은 입주민들의 관리비로 충당해야 하며 공적 자금은 단 1원이라도 투입돼서는 안 된다”는 비판의 글들이 쏟아졌다.

다산신도시 아파트 주민들은 지난 7일 한 어린이가 택배 차량에 치일 뻔한 일이 발생하자, 택배 차량의 단지 내 진입을 막고 택배 기사에게 손수레로 배송할 것을 요청했다. 이에 택배 회사들이 배송 물품을 단지 입구에 내려놓고 가는 바람에 ‘택배 대란’이 발생한 바 있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
남양주 = 오명근 기자 om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