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수출산업 육성’ 토론회
“한국型 가격·기술 경쟁력”

“원자력 발전소 건설을 중단하면 설계·제작·시공 분야에 일이 없어져 산업 생태계가 붕괴합니다. 원전 건설을 중단한 뒤 역량을 상실한 미국의 교훈을 기억해야 합니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최연혜 의원 주최로 열린 원전수출포럼 발대식 및 원전수출 정책 토론회 ‘원전수출산업 어떻게 육성할 것인가’에서 탈(脫)원전 정책과 원전 수출이 양립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면 원전 건설과 기자재 산업이 급격히 축소하고 물량 흐름이 단절된다며 수출 물량으로 산업 유지가 가능한 시점까지는 건설 유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특히 에너지 소비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지만, 온실가스 배출 우려로 화석연료 발전이 제약돼 곧 ‘원자력 르네상스’가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교수는 “세계 원전 시장이 약 600조 원 규모로 2030년까지 166기의 원전이 추가로 건설될 예정”이라며 “경쟁국들은 신뢰를 상실하거나 능력이 부족한 반면 한국형 원전은 가격과 기술 경쟁력을 널리 인정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임만성 카이스트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는 “한국은 서방 국가의 원전 수출이 무너지는 상황에서 러시아와 중국의 부상에 대항해 국제 핵 비확산 체제와 글로벌 거버넌스를 유지하는 대표 주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또 원전 수출이 대미 협력뿐만 아니라 북핵 논의에서도 한국의 역할을 강화한다며 “향후 한반도 에너지 개발 사업에 연계되어 평화 통일에 이바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현장에서 어려움을 겪는 원전 관련 중소 업체의 목소리도 나왔다. 조성은 원전산업계활성화협의회 회장은 “국산 원전 핵심기술이 사장되는 데다 핵심 기술인력이 유출돼 수출도 어려워진다”고 지적했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