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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터카·가이드비 등 사용 확인
2박3일 체류중 공식일정 1개뿐

野, 특가법상 수뢰혐의 檢 고발

이미지 크게보기곤혹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금융투자협회에서 ‘삼성증권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해 긴급 소집한 증권사 대표 간담회에서 이마를 짚은 채 자리에 앉고 있다. 신창섭 기자 bluesky@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국회 정무위원이던 지난 2015년 중국 출장에 이어 유럽 출장에서도 피감기관의 편의제공을 받아 로마 시내 관광을 했던 정황이 10일 포착됐다. 문화일보가 이날 국회에서 입수한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의 2015년 ‘해외 국제기구 방문 및 네트워크 점검’ 출장보고서에 따르면, 김 원장은 KIEP의 금전지원을 받아 2015년 5월 25일부터 6월 3일 9박 10일 일정으로 미국 워싱턴DC, 벨기에 브뤼셀, 이탈리아 로마, 스위스 제네바를 다녀왔다. 여성 인턴직원 김모 씨도 출장에 동행했다.

이 과정에서 김 원장 일행은 로마에 체류한 2박3일(5월 29~31일) 가운데 토요일이었던 5월 30일 오전과 오후 차량과 가이드를 썼다. 차량 렌트비 80만 원, 가이드 비용 30만 원, 식사비 등을 모두 KIEP가 지불했다.

로마에서 제네바로 이동한 이튿날(5월 31일)에도 공식 일정이 없었지만 로마에서 차량비 50만 원과 가이드비 18만 원, 식사비 등을 썼다. 로마 체류 기간 중 김 원장의 공식 일정은 5월 29일(금) 이탈리아 중앙은행(Bank of Italy) 관계자들과 면담이 유일했다.

김 원장은 지난 8일 유럽 출장에 대해 “KIEP의 유럽사무소 신설 필요성 및 추진 준비사항에 대한 점검 차원”이라고 해명했지만 KIEP 측은 출장보고서에서 “이번 면담은 일본 도쿄(東京) 소재 이탈리아 중앙은행 사무소장이 2014년 초 한국 방문 시 KIEP가 보여준 호의에 대한 답례 성격이 강함”이라고 적었다. 김 원장은 출장 5개월 뒤인 10월 26일 국회 정무위 예산결산소위원회에서 “연구기관 차원에서 유럽 사무소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김 원장은 같은 해 5월 19~21일 우리은행 지원을 받아서 다녀온 중국·인도 출장에서도 대한민국 임시정부 유적지를 돌아보는 등 시내 관광을 했다. ‘출장 목적에 맞는 공식일정만 소화했다’는 김 원장의 애초 해명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이날 김 원장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 등의 법률(뇌물) 위반, 형법 제123조 직권남용 혐의 등으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접수했다. 바른미래당은 검찰이 신속한 수사를 진행하지 않을 땐 특별검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윤희·이은지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