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PGA투어 마스터스 4라운드를 앞두고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 18번 홀 그린 주변이 의자로 채워졌다.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 홈페이지

시작전부터 주변도로 교통체증
30분만에 18번홀 그린에 꽉 차
11~13번홀 ‘아멘코너’ 도 인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올해 첫 메이저대회 마스터스의 4라운드가 열린 9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최종 4라운드를 3시간 앞둔 이곳 시간으로 8일 오전 7시부터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 인근 워싱턴 로드 주변 도로는 교통체증을 빚었다. 골프장 인근을 지나는 520번 고속도로 199번 출구는 폐쇄, 다른 길로 돌아가야 했다.

영상 6도의 차가운 날씨였지만 마스터스의 갤러리 ‘패트런’은 7시를 조금 넘기자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 게이트에 장사진을 쳤고, 오전 8시 문이 열리자 밀물처럼 몰려들었다. 4만여 명의 패트런은 ‘3대 명당’을 선점하기 위해 각축을 벌였다. 패트런은 가장 먼저 18번 홀 그린 주변으로 달려갔고, 30분 만에 팔걸이의자가 10겹 가까이 빼곡하게 설치됐다. 18번 홀 그린에선 마스터스 챔피언 탄생을 지켜볼 수 있다. 11∼13번 홀, 즉 ‘아멘코너’도 인기가 높다. 아멘코너가 한눈에 들어오는 12번 홀 티잉 그라운드 뒤편도 금세 의자로 채워졌다. 16번 홀 스탠드는 6번 홀 그린까지 ‘관찰’할 수 있어 역시 패트런의 표적이 됐다. 16번 홀 주변까지 패트런이 점거하는 데는 1시간도 걸리지 않았다. 오전 10시 1번 홀에서 출발하는 출전자들을 따라 패트런 행렬은 뱀처럼 길게 늘어섰다. 챔피언조, 타이거 우즈(미국) 등 스타들이 경기하는 홀 그린 주변은 몇 겹의 인파가 몰렸고, 까치발로도 구경하기 어려웠다.

연습라운드는 카메라 촬영이 허용되지만, 마스터스가 진행되는 동안엔 카메라, 휴대전화를 소지하고 입장할 수 없다. 카메라, 휴대전화 사용이 발각되면 퇴장당하고, 영구적으로 입장할 수 없다. 코스 내에서 뛰거나 눕는 것도 금지된다. 하지만 ‘불상사’는 연출되지 않는다. 그리고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엔 ‘조용히’ 라고 쓰인 안내표지판이 없다. 마스터스의 패트런은 선수가 샷을 할 때 정숙하다는 갤러리의 기본 의무에 충실하기 때문이다.

기념품 판매점엔 길게 줄이 늘어섰다. 이미 인기품목은 전날 품절됐다. 이곳 시간으로 낮 12시가 지나자 상당수 진열대는 비어 있었다. 그해 팔다 남은 물량은 마스터스가 끝난 뒤 자원봉사자에게 판매하고, 그래도 남은 게 있으면 소각하는 게 관례다. 코스 곳곳에 자리한 매점에서 샌드위치와 음료수, 맥주 등을 곁들이며 시간을 보내던 패트런은 오후가 되자 우승 후보군에게 달려들었다. 그리고 마침내 18번 홀에서 챔피언이 탄생하자 우레와 같은 함성으로 챔피언을 축하했다.

mscho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