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지난 4일 오후 경북 포항시 대흥동 두빛나래협동조합 청년 괴짜방 카페에서 최성은(중간) 대표와 직원들이 만든 케이크와 빵 등을 두고 웃고 있다.

- 포항 ‘두빛나래협동조합 청년 괴짜방’

취약계층 청년 위해 사업 도전
올 2월 설립해 직원 모두 6명

제철 특산물로 디저트류 제조
현대그린푸드, 명품 원두 제공
다양한 커피 판매… 인기몰이

160㎡ 카페,입소문 타고 북적
매장 확대, 5~6명 더 채용키로
청년들 모여 창업아이디어 논의

“로컬 푸드로 디저트를 개발해 판매하고 청년을 고용,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창업도 돕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얻고 있지요.”

청년들이 모여 로컬 푸드로 6차 산업 가공식품을 만들어 판매하고, 청년 문화 활동을 지원하는 곳이 있다. 사회적기업 청년 취·창업 네트워크 공간으로, 경북 포항에 있는 ‘두빛나래협동조합 청년 괴짜방’이다. 웹툰 제목 같은 청년 괴짜방은 청년과 지역민, 창업 아이템, 지역 문화 등이 서로 융합하는 곳인 동시에 청년들이 다양한 사회적 가치에 대한 도전을 준비하는 창업 네트워크 공간으로, 경북도가 이름 지었다.

지난 4일 오후 포항시 대흥동 두빛나래 괴짜방 주방에서 20대 초반 직원들이 제철을 맞은 딸기로 다양한 디저트류를 만들고 있었다. 솜사탕 에이드, 생크림 병 케이크, 라테, 슈크림 빵 등이 맛깔스러웠다. 이들 메뉴는 괴짜방 카페에서 현대그린푸드(현대백화점)가 제공하는 세계 3대 커피 브랜드 ‘달마이어’ 원두를 사용한 각종 커피, 캡슐 커피와 함께 판매되고 있었다.

이미지 크게보기 두빛나래협동조합 청년 괴짜방에서 만든 딸기파나코타.

두빛나래 괴짜방은 지난 2월 갓 설립됐으며 직원은 모두 6명이다. 직원 중에는 학교 밖 청소년 출신도 있다. 최성은(여·35) 대표는 “청년들이 지역 농산물을 활용해 디저트류를 개발하고 지역 농가를 돕는 데 관심이 많은 것을 알고 고민 끝에 사업에 도전했다”고 말했다. 두빛나래협동조합은 지난 2016년 12월 사회적기업으로 지정됐다. 괴짜방과 별도로 인근 장성동에 본사가 있으며 이곳에서도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지난 2016년 3월까지 8년 동안 포항에 있는 ‘경북성매매피해여성지원센터’에서 청소년 성매매에 대한 의료와 법률 지원을 했다. 이곳에서 취약계층 청년에게 관심을 가졌으며 센터를 나온 뒤 지역 청년창업아카데미에서 강의를 듣고 대구대의 사회적기업 육성 사업에 지원해 선정됐다.

괴짜방은 운영한 지 한 달이 조금 넘었지만 160㎡ 규모의 카페는 자자한 입소문 덕분에 젊은이들의 발길로 북적였다. 인근의 한 상인은 “저녁 시간대에는 젊은 층으로 발 디딜 틈이 없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홍보를 하지 않았는데도 블로거나 페이스북 등을 통해 많은 이가 소개하며 도움을 주고 있다”고 고마워했다. 괴짜방 카페는 지역 상인들을 위해 커피와 디저트 배달도 한다. 그는 “카페는 유행에 따라 생겼다가 없어지기를 반복한다”며 “유행에 휩쓸리지 않고 독특한 메뉴를 만들어야 살아남고 오래간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는 직원들과 함께 지역 제철 특산물인 포항 사과, 김천 자두·포도, 영천 복숭아, 문경 오미자를 이용한 각종 디저트류를 개발하고 있다. 서지혜(여·22) 바리스타는 “두빛나래가 의미 있는 사업을 하고 있는 데다 6차 가공산업에 매력을 느껴 대기업에서 1년 6개월 정도 일하다 그만두고 취업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각종 디저트류를 개발해 ‘더 쓰리 섹터 카페’(경북도 사회적기업 카페 공동 브랜드)에 납품하고 물류 배송 시스템도 갖출 생각”이라며 “특히 매장을 확대해서 직원 복리를 증진하고 5∼6명의 직원을 더 채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괴짜방에는 편안하게 대화를 즐길 수 있는 좌석 테이블과 함께 청년들이 취·창업을 논의하는 회의용 테이블도 갖춰져 있다. 이날도 지역 청년들이 삼삼오오 모여 창업 아이디어를 논의하고 있었다.

최 대표는 건물 옥상에 청년 문화 활동 공간을 마련해 언제나 무료로 공연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그는 “지역 문화예술회관 등은 대관료를 내야 한다”며 “지역 공동체와 소규모 청년동호회에서 수시로 공연하고, 지역 취약계층 청소년들도 문화영역의 재능을 나누도록 하기 위해 옥상을 공연장으로 꾸미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년 괴짜방은 경산(미디어센터), 칠곡(디자인센터), 상주(로컬 푸드 연구소)에도 있다. 경북도가 지난해 8월 현대그린푸드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추진했다. 경북도는 올해 안에 청년 괴짜방을 지역 4곳에 추가로 만들 계획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청년 괴짜방 조성은 현대그린푸드와 함께하는 상생 협력 모델”이라며 “지역에 청년들이 찾아와 생기가 돌게 하는 혁신적인 공동체 회복 사업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 = 글·사진 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