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공방에 임시국회 파행
최저임금법 개정안 후순위로
이번에 실패 땐 5월도 힘들어
中企·자영업자 고충 커질 듯

4월 임시국회의 개점 휴업 상태가 지속되면서 국회의 최저임금 산입범위 개편 논의도 속도를 못 내고 있다. 6·13 지방선거를 앞둔 5월에는 임시국회가 열릴지 불분명하다는 점에서 여야가 4월 국회에서 법 개정에 실패할 경우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의 고충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관계자에 따르면 환노위 고용노동소위원회는 3일과 4일 노동계와 재계,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 등 이해 당사자들을 불러 최저임금 산입범위 개편에 관한 의견을 청취하려던 일정을 전면 취소했다. 야당의 방송법 개정안 처리 요구와 여당의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법안 처리 요구가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모든 상임위원회 일정이 취소됐기 때문이다.

환노위 여야 간사는 6일 만나 공청회 날짜를 재조정할 계획이지만 국회 전체가 멈춰 선 상황이어서 앞날을 장담하기 어렵다.

국회가 정상화되더라도 최저임금법 개정안 논의는 후순위로 밀릴 가능성이 크다. 오는 9일에는 이낙연 국무총리의 추가경정예산안 관련 시정 연설이 예정돼 있고, 10∼12일엔 대정부질문이 예고돼 있다. 이후 환노위는 소관 추경안 심사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최저임금위는 법적 시한인 오는 6월 말까지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 및 결정을 하는 만큼, 개정법이 적용되려면 늦어도 5월까지는 법안이 처리돼야 한다. 환노위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지방선거 일정을 생각하면 사실상 최저임금 산입범위 개편의 데드라인은 4월인데, 여야의 이견이 큰 상황에서 논의 시간도 부족해 걱정”이라고 말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확대하는 방향에 대체로 공감하고 있지만, 정기상여금부터 식비와 숙박비 등 후생복리적 임금 등을 포함할지를 놓고 야당과 의견 차이가 있다. 현행 최저임금에는 기본급만 산입돼 있고 상여금, 수당 등은 제외돼 있다. 또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업종별, 지역별로 차등 적용하자는 것과 관련해서도 이견이 있다.

현재로서는 매월 1회 이상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임금을 최저임금에 포함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는 김삼화 의원안의 경우 최저임금위의 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 소속 전문가 다수가 꼽은 방안이라 여야가 절충해 합의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노동계 입장을 적극적으로 대변하는 정의당이 민주평화당과 공동교섭단체를 형성하면서 이정미 대표가 환노위 간사로 참여하게 돼 협상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의당은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확대하는 것 자체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박효목 기자 soarup6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