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배치 문제가 진전은커녕 뒷걸음질 치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예상과 상반되는 것으로 충격적이다. 지난해 7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 직후 문재인 대통령이 사드 발사대 4기 추가 배치를 지시했고, 9월 경북 성주(星州)에 사드 임시 배치가 완료됐다. 그 뒤 중국과의 굴욕적 ‘3불1한’ 합의 소동과 한·중 정상회담까지 거침으로써 사드 문제는 국민의 관심과 걱정에서 멀어졌다. 당연히 ‘사드 정상화’ 과정이 진행 중인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실제 상황은 두 측면에서 정반대다. 우선, 해방구 상황이 계속 중이라고 한다. 반대 단체와 일부 주민은 여전히 불법 검문소를 설치해 차량 운행을 방해하고 있다고 한다. 사드 기지 공사는 사실상 중단됐고, 전기 시설이 없어 헬기로 연료를 공수해 임시 발전기를 돌리고 있으며, 장병들은 헬기로 부대를 출입하고, 장비용 패드 설치 공사 등도 못하고 있다. 이런데도 정부는 수수방관이다. 명백한 불법 행위에 대한 공권력 집행을 포기한 셈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정부 차원의 절차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으며, 그럴 의지도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정부는 일반환경영향평가를 진행하기로 했고, 마지막 관문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제대로 된 조사는 시작도 못했다고 한다. 중국 정부는 올 6∼7월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고 한국 동향을 예의주시해 왔다. 사드 배치는 북핵에 대비한 방어 시스템이자 한·미 동맹의 상징으로 떠올랐고, 무기 배치는 주권 사항이라는 점에서 정부의 이런 행태는 개탄스럽기 짝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