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지난해 2월 전남 광양제철소에 준공한 포스LX 리튬생산공장에서 첫 생산한 탄산리튬을 살펴보고 있다. 포스코 제공

호주 리튬광산업체 필바라
지분 4.75% · 전환사채 인수
최대 年 24만t 장기구매 계약

2020년까지 3만t 생산 가능
차세대 신성장 사업 본궤도에

글로벌 철강 공급 과잉 및 무역규제가 심화되는 반면 배터리 등 수요 급증으로 리튬 가격이 급등하면서 자원불모지에서 8년 만에 글로벌 리튬 강자로 부상해 포스트 철강업 기틀을 마련한 포스코의 뚝심이 재평가되고 있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2월 호주 리튬광산업체 필바라와 회사 지분 4.75%와 전환사채를 인수하고 단독사업 추진 시 8만t, 상호합작 시 최대 24만t 리튬정광을 장기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안정적 리튬 원료 확보에 따라 2020년 연산 3만t의 수산화 리튬, 탄산리튬을 대량생산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포스코의 리튬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 이어 포스코는 지난 9일 삼성SDI와 컨소시엄으로 칠레 생산진흥청으로부터 리튬프로젝트 최종사업자로 선정돼 2021년부터 연산 3200t 규모 전기차용 고용량 양극재를 생산하게 됐다.

국내 최대 철강사 포스코가 난데없이 리튬사업에 뛰어든 것은 글로벌 철강시장이 7억t 이상 만성적 과잉공급에 시달리는 데다 4차산업혁명 도래 등으로 수요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 철강재 내수 수요는 2007~2016년 연평균 0.4% 증가에 그쳤다. 미국, 인도 등 각국의 철강재 무역규제가 심화되는 점도 미래 생존 고민을 하게 된 원인 중 하나다. 이에 따라 포스코는 리튬 등 소재산업을 미래 신성장 사업으로 선정하고 2010년부터 리튬 직접추출기술 독자 개발에 나섰다.

2012년 포스코는 염수에서 리튬을 직접 추출하는 기술을 개발했지만 곧 난관에 부딪혔다. 리튬 산지가 칠레,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호주 등 일부 국가에 집중된 데다 해당 국가들이 리튬사업을 전략 산업화하면서 무리한 요구가 이어지고 원료 수급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포스코는 뚝심 있게 원료 확보 및 양산 노력에 나선 끝에 지난해 배터리 필수소재인 탄산리튬 추출 기술 상용화에 성공해 전남 광양에 연산 2500t 규모의 리튬추출공장 포스LX를 준공했다. 이 설비는 염수뿐 아니라 폐2차전지, 광석을 이용해 수산화리튬, 탄산리튬을 생산할 수 있다.

올 들어 호주, 칠레 등에서 원료 확보에 성공한 포스코는 남미에서 자연 염수 확보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어 폐2차전지, 광석 등과 함께 3가지 원료를 모두 확보해 수급 안정성을 높이게 됐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