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권 반응

靑 “안타깝다… 무슨 말 하겠나”
정봉주 “BBK 재심청구 검토”

이명박 전 대통령 구속 수감에 대해 정치권 반응은 상반됐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비리와 부정부패, 헌정 유린과 국정농단으로 얼룩진 ‘적폐정권 9년’이 뒤늦게 막을 내렸다”며 “더 정의롭고 공정한 대한민국을 위해 앞으로도 적폐청산은 중단 없이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대통령직을 사리사욕과 매관매직에 악용한 것에 대해 법의 엄정한 심판이 필요하다”고 했다. 2007년 대통령선거 당시 이 전 대통령이 BBK 주가조작에 연루됐다고 주장했다 실형을 살고 나온 정봉주 전 의원은 재심 청구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페이스북 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국정농단으로 탄핵하고 구속한 지금 또 한 분의 전직 대통령을 개인 비리 혐의로 구속하는 것이 나라를 위해 옳은 판단이냐”며 “오로지 주군(노무현 전 대통령)의 복수를 위해 물불 가리지 않고 적폐청산의 미명 아래 정치 보복 쇼를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친이(친이명박)계 좌장 격인 이재오 한국당 고문도 BBS 라디오에서 “이 시점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보복의) 고리를 끊어줘야지 (MB를) 망신시켜 놓고 감옥에 살게 하는 게 무슨 의미냐”고 반발했다.

청와대는 이날 추가 반응을 내놓지 않은 채 말을 아꼈다. 정치권 공방과 거리를 두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전날(22일)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직후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도 “많은 사람이 묻습니다만 그저 안타까울 뿐,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느냐”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삼가고 또 삼가겠다. 스스로에게 가을 서리처럼 엄격하겠다는 다짐을 깊게 새긴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심중을 헤아려 내놓는 것”이라고 했다.

송유근·유민환 기자 6silver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