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이병규(왼쪽) 문화일보 회장과 김재현(〃 두 번째) 산림청장이 22일 오전 서울 중구 새문안로 문화일보 사옥 앞에서 시민들에게 금강소나무 묘목을 나눠주고 있다. 김동훈 기자 dhk@

■ 산림청 - 문화일보 ‘소나무 살리기 캠페인’ 성황

행사 시작 전 300여 명 장사진
묘목 나눠주며 “잘 키워주시라”
“집 마당·산에 심고 가꿀 것” 화답

“금강소나무를 나눠준다는 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달려왔습니다. 집 마당과 산에 심고 가꿔보려고요”(차현숙 씨·여·70)

문화일보가 식목일(4월 5일)을 2주 앞둔 22일 서울 중구 새문안로 사옥 앞에서 산림청과 공동 주최한 ‘소나무 살리기 캠페인’엔 올해도 많은 시민이 몰렸다. 쌀쌀한 아침 날씨에도 차 씨를 비롯한 시민 300여 명이 공식 행사 시작 시간인 오전 9시 전부터 묘목을 받기 위해 줄지어 섰다. 기후·사회환경 변화와 각종 병충해로 사라져 가는 소나무를 보전·육성하기 위해 지난 2003년부터 시작된 이 행사는 올해로 16주년을 맞았다.

이날 이병규 문화일보 회장과 김재현 산림청장은 금강송 묘목 1500본을 비롯해 아로니아, 주목, 마가목 각 300본씩을 시민들에게 직접 나눠주며 “잘 키워주시라”고 덕담을 건넸다. 금강송 묘목을 받아든 전영주(여·80) 씨는 “나무를 못 받을까 봐 아침 일찍 약수동 집에서 출발했는데 보람이 있었다”며 “옥상 텃밭에 꽃을 심어 기르고 있는데 오늘 받은 금강송도 잘 자랄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행사에 참가하지 못한 충남 공주시의 한 독자는 문화일보에 “이곳 운동장에 심을 수 있도록 묘목과 씨앗을 함께 보내주시면 감사하겠다”는 편지를 보내오기도 했다. 문화일보와 산림청은 사정상 묘목을 직접 받으러 오지 못하는 국민을 위해 인터넷 접수 선착순 500명에 한해 금강소나무 씨앗을 우편으로 배송했다.

금강송은 우리나라 소나무의 다섯 가지 분류체계 중 형태가 곧고 최고 20~30m 정도까지 높게 자라는 특징이 있다. 50~60년 정도 된 금강송은 붉은색 줄기지만 200년 정도 된 금강송은 밑에서부터 수피가 점점 두꺼워지면서 붉은색 부분이 적어 보인다. 광화문 등 전통 건축물에 사용된 나무는 거의 모두가 금강송이다. 이날 배포된 묘목은 우수한 유전 형질을 지닌 40∼50년생 금강송에서 종자를 채취한 것으로, 척박한 환경에서도 형태를 잃지 않고 잘 자랄 수 있는 종을 경기 양평군 용문양묘장에서 특별히 선별했다고 산림청은 설명했다.

김 청장은 “나무는 식목일 날짜와 관계없이 지역 환경에 따라 2월부터 4월까지 자유롭게 심으면 된다”며 “이번 행사를 통해 국민이 나무를 심고 가꾸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노기섭 기자 mac4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