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영장 심사 최대 쟁점
소송비 등 뇌물액수 달라져
MB측 “진술 짜 맞춘 것”

이명박 전 대통령이 22일 열릴 구속영장 심사에 불출석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검찰과 이 전 대통령 간 ‘싸움터’는 법원으로 옮겨가게 됐다. 기소 후 재판에서 양측의 치열한 법리 다툼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이 전 대통령이 자동차 부품회사 다스의 실소유주라는 의혹과 뇌물수수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다는 점을 검찰이 얼마나 입증할 수 있느냐가 최대 쟁점이 될 전망이다.

20일 검찰과 이 전 대통령 측에 따르면 양측의 입장이 가장 첨예하게 갈리는 지점은 다스의 실소유주다. 검찰이 전날 제출한 207쪽 구속영장청구서 중 다스의 실소유주와 범죄 사실을 밝히는 데만 절반가량을 썼을 정도로 다스 실소유주 입증에 공을 들였다. 검찰이 이 전 대통령이 다스의 실소유주라고 판단을 내리면서 삼성전자가 대납한 68억 원의 변호사 비용에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죄를 적용할 수 있게 됐고 350억 원의 횡령과 수십억 원의 조세포탈이 이 전 대통령의 법적 책임이 됐다.

특히 검찰 수사 결과 이 전 대통령은 1994년부터 2006년까지 다스에서 339억 원의 비자금을 조성, 이를 자신의 선거운동 비용, 사조직 운영 경비, 차량 구매, 사저 관리 등 사적 용도로 썼다. 검찰은 이 같은 내용을 구속영장에 적시했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이 김성우 전 사장에게 직접 돈을 건네며 다스의 설립을 지시한 상황과 이후 인사 등 다스의 경영에 대해서도 수시로 보고받은 정황도 확보했다.

이에 대해 이 전 대통령 측은 여전히 다스의 실소유주는 친형인 이상은 회장이며 이 전 대통령은 다스의 지분을 소유하지도, 배당을 챙기지도 않았다고 맞서고 있다. 측근들의 진술 역시 “자신들의 법적 책임을 이 전 대통령에게 다 미루려는 것으로,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 전 대통령 측 관계자는 “다스 관련 혐의를 보면 이 사람 저 사람 진술을 짜 맞춘 것일 뿐, 앞뒤가 맞지 않는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110억 원대 뇌물수수도 건건이 쟁점이 될 전망이다. 이 전 대통령이 받고 있는 뇌물수수 혐의는 68억 원의 다스 소송비 삼성 대납 비용, 7억 원의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36억5000만 원의 민간 불법자금 등 크게 세 갈래다. 이 중 소송비 대납의 경우 다스 실소유주 의혹과 맞닿아 있다. 여기에 영포빌딩에서 발견된 3400여 건의 청와대·다스 문건의 증거 능력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민간 불법자금 수수는 몰랐거나 부하·측근들이 저지른 일이라는 입장이며, 국정원 특활비 역시 상납을 지시한 사실이 없다는 기존 주장을 유지하고 있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의 신병 처리가 일단락되는 대로 이 전 대통령 일가에 대한 수사도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3000만 원짜리 고급 핸드백 수수 등 계속 의혹이 불거지고 있는 김윤옥 여사의 경우 직접조사가 불가피한 기류다. 단 비공개 소환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민병기·이정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