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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성 경찰청장이 15일 전남지역을 방문하면서 농민 백남기 씨 유족 면담을 시도했으나 결국 헛걸음한 결과를 놓고 뒷말이 많다.

이 청장은 이날부터 이틀 동안 광주·전남 치안현장 방문에 나서면서 첫 목적지로 보성군에 있는 백 씨 생가를 찾았다. 유족은 이미 이 청장의 뒤늦은 방문에 진정성이 없다며 면담 거부 의사를 밝혔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도 이 청장은 이날 낮 12시 20분쯤 유족이 살고 있는 집을 찾아갔다.

이날 백 씨의 부인은 이 청장의 방문을 피해 오전부터 집을 비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청장은 백 씨 부인을 만나지 못하고 20여 분 만에 발길을 돌렸다. 이 청장은 백 씨 집 밖을 나서면서 “아무래도 유족이 마음의 문을 열어주셔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 청장은 지난해 6월 16일 경찰개혁위원회 발족식에서 처음으로 공식 사과했다. 백 씨가 물대포를 맞고 쓰러진 지 581일 만이었다. 당시 백 씨 유족들은 2016년 9월에는 장례식장 조문을 거부해놓고 정권이 교체되자 사과한 이 청장의 진정성을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온라인에선 ‘유족이 거절 의사를 분명히 밝혔는데도 막무가내로 찾아간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며 곱지 않은 시선이 쏟아졌다. 관련 보도에는 ‘자기가 정치인인 줄 아느냐’ ‘사진 한 장 찍히고 싶었나’ 등 유족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무작정 찾아간 그의 행태를 비난하는 댓글이 줄을 이었다. 최석환 전 백남기투쟁본부 사무국장은 16일 “이번 방문도 애초 사과가 목적이 아니라, 광주·전남에 볼일이 있어 가는 김에 들러본 것이어서 유족들이 크게 분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청장은 이 같은 유족의 마음을 헤아리고, 어느 지점부터 일이 잘못됐는지에 대해 진정성을 갖고 돌아봐야 할 것 같다.

최준영 사회부 기자 cjy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