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슬로바키아 휠체어컬링대표팀의 이므리흐 리오츠사(오른쪽), 두산 피토나크(가운데), 페테르 자트코가 15일 강릉올림픽파크에서 포즈를 취했다.

- 슬로바키아 휠체어컬링 대표

리오츠사 “쾌적하고 안전해”
자트코 “성적 좋지 않았지만
메달보다 더 값진 추억 쌓아”

슬로바키아 휠체어컬링대표팀의 이므리흐 리오츠사(55)는 패럴림픽 전문가다. 스킵(주장)인 리오츠사는 2000년부터 4차례 휠체어양궁 선수로 하계패럴림픽에 참가했다. 그리고 2004 아테네패럴림픽에선 금메달을 획득했다. 리오츠사는 휠체어컬링으로 ‘전업’하고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에 출전했다. 5번째 패럴림픽.

15일 강릉올림픽파크에서 만난 리오츠사는 “패럴림픽을 포함해 수많은 국제대회에 참가했지만, 평창동계패럴림픽만큼 준비를 잘한 대회는 없었다”면서 “평창선수촌과 경기장을 오가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고, 특히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없다는 점이 인상 깊다”고 말했다.

리오츠사는 동료인 두산 피토나크(53), 페테르 자트코(35)와 함께 강릉올림픽파크 나들이를 즐겼다. 슬로바키아는 휠체어컬링 예선에서 4승 7패로 9위에 머물러 4강에 오르지 못했다. 하지만 표정은 밝았다. 최선을 다했기 때문. 슬로바키아 대표팀은 예선 일정을 마친 뒤 찾은 여유를 한껏 누리고 있었다. 리오츠사는 “강릉올림픽파크는 휠체어를 타고 둘러보기에 좋은 곳”이라면서 “쾌적하고 안전하며, 특히 오가는 사람들이 친절하고 상냥하다”고 말했다. 각국 선수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곳은 평창동계패럴림픽 공식 기념품 매장인 슈퍼스토어. 슬로바키아 대표팀 삼총사도 슈퍼스토어는 빼놓지 않고 들렀다. 리오츠사는 “기념품 중에선 패럴림픽 마스코트인 반다비가 가장 예쁘다”, 피토나크는 “가족과 친구들에게 나눠주려고 귀여운 반다비 인형을 여러 개 샀다”, 자트코는 “반다비는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캐릭터이고, 특히 때가 덜 타는 검은색이라는 게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리오츠사는 2007년 충북 청주시에서 열렸던 세계장애인양궁선수권대회 이후 두 번째로 한국을 방문했다. 리오츠사는 “11년 만에 한국에 다시 왔는데 그사이 많은 게 변한 것 같다”며 “특히 11년 전엔 없었던 열띤 응원에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리오츠사는 “동계패럴림픽을 경험하고 싶어 휠체어컬링에 도전했고, 그 첫 무대가 한국이 됐다”면서 “한국은 개인적으로 소중한 추억을 안긴 곳”이라고 덧붙였다. 자트코는 “이번엔 성적이 좋지 않았지만, 메달보다 더 값진 추억을 쌓고 간다”며 “2022 베이징동계패럴림픽에선 (4강에 오른) 한국이 슬로바키아를 조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강릉=글·사진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