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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드라마’호평 받으며 인기
공감 쉬운 가족 이야기로 재미

상상암·불치병 설정 질타 받아
연장되며 후반부 전개 늘어져

주말 안방 시청자를 사로잡았던 KBS2 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극본 소현경, 연출 김형석·사진)이 11일 52회 마지막 방송에서 자체 최고 시청률 45.1%(닐슨코리아 집계)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시청자들은 드라마 홈페이지 게시판에 “오랜만에 가슴이 먹먹해지는 드라마였다”, “이젠 주말에 무슨 낙으로 사나” 등의 글을 남기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지난해 9월부터 방송된 ‘황금빛 내 인생’은 온 가족이 볼 수 있는 착한 드라마로 그동안 호평받았다. 지난해 12월 40%대 시청률을 돌파하더니 지난 2월 4일 방송에선 종전 최고 시청률인 44.6%를 기록해 신드롬을 낳았다.

드라마의 ‘막장’ 요소인 출생의 비밀이 등장했으나, 초반에 내용을 터놓고 시작했기 때문에 극의 품격을 떨어트리는 요소로 작용하지 않았다. 매회 반전이 벌어지는 등 이야기의 속도가 빠르면서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가족 이야기를 버무려 재미를 놓치지 않았다. ‘찬란한 유산’(2009) ‘내 딸 서영이’(2012) 등 평범해 보이지만 감명 깊은 이야기를 써온 소현경 작가의 저력이 또 한 번 발휘됐다.

좋은 대본 위에서 배우들은 저마다 개성 있는 빛을 발했다. 특히 신·구 세대의 하모니가 두드러졌다. 중견 배우 천호진은 헌신적인 아버지를 연기해 심금을 울렸다. 끝내 세상을 떠났지만 가족에게 보험금을 남기는 등 따뜻하고 절절한 부성애가 눈시울을 뜨겁게 했다. 천호진은 지난해 KBS 연기대상에서 이미 대상을 받았다.

성추문 논란 이후 6년 만에 지상파에 컴백한 박시후는 재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제작발표회 때만 해도 고개 숙여 사과했으나 이젠 논란을 딛고 부활했다.

오랜 무명 생활을 보냈던 신혜선은 빼어난 감정 연기로 새로운 히로인이 됐다. 신예 서은수와 이태환은 통통 튀는 커플 연기로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받았다.

하지만 인기가 높은 만큼 크고 작은 논란도 있었다. 가장 대표적인 게 천호진의 ‘상상암’ 일화. 생소한 병명, 난데없는 불치병 설정 등으로 시청자들의 질타를 받았다. 2부가 연장되면서 후반부로 갈수록 느슨해진 줄거리, 지나친 PPL(간접광고)도 문제로 지적됐다.

실제로 마지막 회에선 천호진의 사후 그가 가족을 위해 가입해둔 종신보험이 있었음이 밝혀지는데, 아버지로서의 자상하고 헌신적인 메시지보다는 종신보험의 광고 한 대목을 보는 듯한 설정이어서 눈에 거슬렸다. 또 그동안 자동차, 빵집, 영화관, 한방약, 부동산 앱 등 실로 다양한 간접광고가 등장하기도 했다.

시청자들은 “마지막 회는 종신보험 광고 같았음”, “연장으로 억지만 안 만들었어도 좋았을 텐데”라며 아쉬움도 나타냈다.

그러나 2018 평창동계올림픽으로 방송이 중단됐는데도 종영 시청률이 최고를 기록한 것은 그만큼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는 분석이다.

한편 ‘황금빛 내 인생’의 후속작으로 17일부터 수제화 장인의 4남매 가족과 빌딩주인인 ‘로또엄마’의 이야기를 그린 ‘같이 살래요’가 방송될 예정이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