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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때 대연정 주장하면서도
도정에선 協治 시도조차 없어

관사 안 짓는 추세지만 강행
아주 가까운 사람들만 출입
서울 사무실서 개인 일 처리

자신의 비서 등을 성폭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는 8일 오전까지 평소 개인적인 일을 처리하던 서울 소재 사무실 등에 전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날 오전 안 전 지사가 설립한 싱크탱크인 서울 마포구 서교동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더연)’는 문이 굳게 잠겨 있었다. 안 전 지사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추가 폭로한 여성은 이곳에서 연구원으로 일했다. 이 건물 관리인은 “어제 짐을 뺀 이후로 계속 문이 잠긴 상태고, 안 전 지사도 들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더연은 안 전 지사가 서울에 올 때마다 사적인 일을 처리하던 곳으로, 수행비서나 정무 쪽 직원 등 소수만 동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지은 씨가 안 전 지사에게 성폭행당했다고 주장한 장소 중 하나로 알려진 서울 마포구 한 오피스텔은 외부인 출입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었다. 오피스텔 경비원은 “안 전 지사가 평소 여성을 대동하고 들렀느냐”는 취재진 물음에 “전혀 모른다”고 말을 아꼈다. 한 오피스텔 주민은 “(오피스텔) 규모가 커 누가 살고 누가 오가는지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검찰은 전날 오후 약 3시간에 걸쳐 CCTV를 확인하고 오피스텔 내부를 압수수색 한 바 있다.

충남도의회 의원들은 김 씨가 또 다른 성폭력 장소로 지목한 홍성군 홍북읍 충남지사 관사 운영 방식을 문제 삼으며 ‘터질 게 터졌구나’하는 반응을 보였다. A 의원은 “다른 지역은 관사를 잘 안 짓는 추센데 안 전 지사는 강행했다”며 “관사에는 아주 가까운 사람만 들어갈 수 있었고, 주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 수 없는 구조”라고 전했다. B 의원도 “관사가 도청 근처에 있긴 하지만, 주변에 민가가 없어 전혀 내부 상황을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안 전 지사의 도정에 대해서도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인간적이고 소탈한 면모로 인기가 높았지만, ‘대연정’을 주장하면서도 여소야대 도의회와 협치를 시도하지 않는 등 ‘불통’ 이미지가 있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거대 담론 위주의 ‘난해한 대화법’도 소통을 가로막는 장애요소였다는 평가다. 충남도의 한 공무원은 “안 전 지사는 아이돌 스타 같은 전형적인 ‘이미지 정치인’ 같았다”며 “제왕이 궁녀를 대하는 듯한 봉건시대 명령체계가 결국 초유의 여비서 성폭력 사건으로 이어진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전현진·김성훈 기자 jjin23@

홍성 = 김창희 기자 ch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