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이낙연(오른쪽 첫 번째) 국무총리가 28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이 총리, 조명균 통일부 장관, 임성남 외교부 1차관. 연합뉴스

文대통령, 與野대표 회동 추진

北인사 방남 南南갈등 해소하고
여야 대치정국도 풀릴지 주목

문재인 대통령이 평창동계올림픽 폐회 직후 곧바로 여야 대표 청와대 초청 회동을 추진하는 것은 남북 대화 분위기 지속과 미·북 대화 견인을 위해서는 국내 내부의 지지가 우선적으로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평창올림픽 개·폐회식을 계기로 두 차례의 미국과 북한 대표단은 물론, 각국 정상급 인사가 방한한 만큼 외교 성과와 향후 추진 과제를 여야와 공유하고 국론 통합을 이끌어보겠다는 뜻이다. 특히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과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방남 직후 표출된 남남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28일 “문 대통령이 안보 상황에 대해서는 야당에도 브리핑하고 적극적으로 내용을 공유하겠다고 말했다”며 “이를 그대로 실천하기 위해서 야당과 소통 기회를 갖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9월 여야 대표 회동 시에는 청와대 위기관리센터를 같이 방문하기도 했었다.

청와대는 김 부위원장 방남을 수용한 데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청와대 회동을 통해 설명하면 잦아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야당 등에서는 김 부위원장의 공개 메시지가 없는 것에 대한 비판도 높은 상황이다. 개헌 등 청와대가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사항에 대해 야당이 계속 비협조적으로 나오는 것도 회동 추진 이유 중의 하나다.

야당에서도 문 대통령과의 회동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다. 바른미래당은 이날 김 부위원장 등 방남 결과 등 외교·안보 현안을 주제로 한 대통령과 여야 대표 간 회담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주선 공동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은 평창올림픽 이후 우리나라가 어떤 상황에 도달할지 궁금해하고 우려하고 있다”며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하고 국가적 현안에 대해 지혜롭게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여야 대표들이 참여하는 영수회담 개최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번 여야 대표 회동은 지난해 7월 19일과 9월 27일에 이어 세 번째 추진되는 것으로, 앞선 두 차례의 회동에선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참석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한국당의 참석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홍 대표는 문 대통령과의 1대1 회담만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어 여전히 참석 여부가 불투명하다. 김 부위원장 방남으로 정국 긴장도가 높아진 것도 청와대 회동 성사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